선생님 말의 힘.
딸아이 등교 시간이 빨라서 일찍 일어나는 편입니다. 전에는 제가 깨워야 겨우 일어났는데 요즘은 스스로 일어납니다. 아주 기특합니다.
그렇게 된 배경엔 선생님의 영향이 있었습니다. 아이가 입학 전에 상담 선생님과 원격으로 상담을 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학교에 대한 소개, 하이스쿨 과정에 대한 소개가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상담이 끝나갈 무렵, 카운셀러 선생님이 아침에 어떻게 일어나는지 아이에게 물어보셨습니다. 엄마가 깨워준다고 답하였지요. 이제 고등학생이 되면 스스로 일어나고, 자기 할 일은 스스로 할 줄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고등학생이 되면 알아서 하겠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방학 전 기간에는 늘 깨워야 일어났고, 방학 후에는 늦게까지 늦잠을 잤습니다. 솔직히 저렇게 해서 어찌 스스로 일어날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진짜 고등학교 입학 첫날부터 알람을 맞춰 스스로 일어납니다. 아침 이른 시간이라 힘들 텐데 잘 해내는 모습이 아주 대견하고 기특합니다.
스스로 일어나 학교 갈 준비를 하니 저는 크게 할 일은 없습니다. 아이가 일어나 준비하는 소리가 들리면 잘 일어났구나 하면서 정신 차리고 일어납니다. 8월 초에 개학했는데 지금까지 준비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 한 번 깨워준 것을 제외하면 잘하고 있습니다.
똑같은 말이어도 부모의 말보다는 선생님이나 선배, 친구 등
좀 더 믿음이 가거나 좀 더 비슷한 입장이라 느끼는 타인의 말이 아이에게 영향이 클 때가 많이 있습니다.
그럴 때 한편으론 부모인 내가 말할 때는 듣지도 않더니... 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사실 그럴만하기도 합니다.
엄마나 아빠가 좋게 하는 말은 그저 부모니 좋게 말하는 거겠지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고,
이렇게 하면 좋겠다는 말은 대개 과하게 잔소리하는 것으로 듣고 흘려보내는 경우가 많지요.
그래서 말의 무게감을 싣고자 한다면 잔소리가 되지 않게 해야 하는데 그게 또 참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운 좋게 좋은 말씀 해주시는 선생님이 계시고,
그 조언을 듣는 딸의 행동을 보며
옆에서 믿어주고 칭찬하며 격려해 주는 게 제 몫인가 보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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