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교육

갱년기 엄마와 고등학생 딸의 감정 충돌

Nerim(느림미학) 2024. 10. 29. 10:47

갱년기와 사춘기

갱년기와 사춘기가 만나는 게 가장 큰 전쟁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습니다. 저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늘 옆에 있던 아이인데 유독 아이의 말투가 거슬리고 짜증이 나는 것을 보면, 제가 예민한 부분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감정은 인정하되, 행동은 훈육한다 명제는 쉬우나...

아이가 어릴 때부터 육아 관련 책을 꽤 읽었고,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며 사춘기 또래 아이들의 행태를 이해해 보고자 책도 읽고, 유튜브도 보고 했습니다.

 

아이를 키움에 있어 공통적으로 나오는 내용이 아이의 감정은 인정해 주고, 대신 잘못된 행동은 가르치라고 나옵니다. 

 

말로는 쉽게 이해가 갑니다.

말 그대로 아이의 김정은 이해해 주고, 잘못된 행동은 바르게 훈육한다.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막상 현실로 돌아가 어떤 상황이 되면 그 명제는 언뜻 떠오르지 않습니다.

 

아이의 감정 자체가 염려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고,

감정 자체에 대한 공감보다는 아이의 감정 분출 방법이 나에게 짜증스럽게 다가오기도 하고,

감정보다 사회 생활을 위해 행동 규범을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어떤 친구 이야기를 하며 그 아이는 학교에서 인기 없고 이상하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냥 들어주는 게 맞을지, 그래도 친구인데 그렇게 말하면 되냐고 해야 할지 어렵습니다.

 

이럴 때, 그 친구의 어떤 점 때문에 아이가 그렇게 느끼는지 묻고, 그게 이해가 된다면 그렇게 느낄 수 있겠다는 공감을 해주라고 말합니다.  친구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 아이가 느끼는 부분에 대한 중점을 두는 것입니다.

 

보통은 아이에게 바른 것을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에 집중하다 보면, 아이의 감정 자체보다는 친구에 대해 안 좋은 소리를 하는 것 행동에 대해서만 포커스를 맞추게 됩니다.

 

아이가 왜 그렇게 느끼는지 먼저 이해하고, 

그다음 아이의 행동에 대해 의견을 줄게 있다면, 행동에 대한 가이드를 말하는 순서를 꼭 기억해야겠다 생각해 봅니다.

 

자꾸 아이의 감정 부분은 간과하고 행동에만 초점을 맞추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이의 말투로 기분이 상할 때

감정이 예민해서 그런지 아이의 말투가 거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경우는 나를 친구나 아랫사람 대하듯 말을 툭툭 내뱉는다는 느낌을 받으며 기분이 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말 좀 예쁘게 하라고 하지만, 내 기분이 더 안 좋을 때는 '내가 니 친구냐?' 하며 따지듯 얘기하게 됩니다.

이럴 경우, 딸을 포함해 나까지도 기분이 좋지 않게 됩니다.

 

이럴 때, 

'그런 투로 말하면 엄마도 기분이 상한다.'라고 나의 감정을 얘기하고, 행동에 대한 지침도 말하라고 합니다.

 

생각해 보면,

그때그때 나의 감정도 얘기를 하고, 아이의 행동을 수정하는 말을 담백하게 전하면 되는데

엄마니까 딸의 투정을 받아도 줘야지 하는 마음 등 여러 요인으로 참다가 결국 욱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제 자신의 감정도 다스리고, 

상대방의 감정도 배려해야 하는 나이니만큼

엄마도 감정이 있다는 부분을 담백하게 얘기하는 연습을 해야겠습니다.

 

나의 부모님 세대처럼 이해심이 바다 같지 않은데

어쭙잖게 참으려 흉내 내다 오히려 감정만 상하는 것 같습니다.

차라리 솔직하게 소통하는 방법으로 노력하는 게 제 수준에 맞는 것 같습니다.

 

 

관련 글]

2022.04.13 - [아이 교육] - 삶의가치] 내가 허락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나를 열등감 느끼게 할 수 없다!

2021.02.12 - [아이 교육] - 주체적인 아이로 키우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