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멩고
스페인 하면 몇 가지 떠오르는 유명한 것 중 하나가 플라멩고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정열의 플라멩고"라고 칭하는 것 같습니다.
아주 오래전 광고에서 그려졌듯이, "플라멩고"라고 했을 때 떠오르는 빨간 드레스, 머리에 꾸민 화려한 꽃장식, 빠른 비트 등의 이미지로 "정열"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 같습니다.
플라멩고는 기원으로 따지면, 3,000년이나 되었고, 로마 춤의 영향과 아시아, 특히 인도의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직접적으로는 15세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에(스페인 남부 지역으로 세비야, 코르도바, 그라나다 도시를 포함하고 있는 남부 지역) 정착한 집시들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집시들의 각박한 삶의 애환을 춤과 노래에 담은 것입니다. 플래멩고 무용수는 몸 동작과 표정으로 맘 속 깊숙한 감정을 표현하려고 한다고 합니다.
2010년에는 유네스코 무형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그 의미를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저는 Sara Baras라는 무용수의 공연을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공연을 보고 너무 멋져 인터넷을 찾아봤더니 매우 유명한 무용수입니다. Sara Baras는 1971년 안달루시아 지방에 속하는 카디즈(Cadiz)에서 태어났으며, 그녀 어머니의 무용 학원에서 처음 플라멩고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다양한 공연과 활동을 하고 있으며, 2003년에는 스페인 문화부(Ministry of Culture)에서 매년 선정하여 수여하는 National Dance Award도 수상한 이력이 있습니다.
Sara Baras의 공연은 플라멩고를 이루는 기타 연주, 노랫소리와 더불어 빠르게 움직이는 발동작만큼 심장 박동을 빠르게 하고, 순식간에 빠져들게 합니다.
손동작, 시선 처리, 표정 하나하나가 순간순간 변하는 감정을 드러냅니다. 어두운 무대에서 홀로 핀 조명을 받으며 춤추는 그녀의 눈빛과 동작에서 뿜어내는 카리스마가 좌중을 압도합니다.
빠르게 스텝을 밟아나가는 발동작이 매우 빠르고, 회전이나 동작들도 크고 화려하지만, 그 안에서 저는 애잔함과 무언가 모를 슬픔을 느껴던 것 같습니다.
현대 악기가 포함되지 않고, 오직 사람의 목소리와 박수 소리, 스페인 기타 (그 외 캐스터네츠, 타악기 정도)가 만들어내는 소리가 마음 깊이 와 닿아 심금을 울린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흔히 플라멩고를 여자 무용수의 춤이라 생각하지만, 남자 무용수의 춤도 매우 빠르고 힘 있는 동작으로 멋있습니다. 땀에 젖은 머리카락이 좌우로 돌리는 시선 처리에 따라 흔들리며, 그 땀이 빗물처럼 좌우로 퍼져나가는 것이 조명에 반사되어 비쳐 보입니다.
작은 동작 하나, 시선 처리, 표정 처리, 그 작은 무엇 하나도 다 의미를 드러내는 것만 같습니다.
조용하고 느릿하게 동작을 그려내는 우리 춤 "승무"와 표현 방식은 너무나 반대지만, 깊은 속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닮았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저만의 느낌일지 모르겠습니다.
아주 짧은 동영상을 통해 그 분위기를 느끼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