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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일상을 보내며

지리적으로 먼 스페인, 하지만 내겐 맘적으로 가까운 스페인

스페인은 지금의 나에게는 다른 나라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나라가 되었다.

 

처음 스페인과 인연을 맺은 건 약 20년 전쯤이다.

 

그때 당시 대학들이 유럽으로 한 달씩 배낭여행을 다녀오는 게 유행이었지만, 그때의 나는 해외여행을 갈 만큼 경제적인 여유가 없었다. 등록금과 생활비를 위해 열심히 아르바이트하느라 바빴다.

 

그래서 졸업 후 취직한 다음 열심히 돈을 모았고, 생전 처음 해외여행을 계획했다.

다른 사람들처럼 유럽을 가고 싶었다. 누구나 선망하는 유럽. ^^

 

처음 나가는 해외 여행이라 혼자 다니는 여행은 엄두가 나지 않아 여행 패키지 상품을 알아보았다. 그런데 내 저질 체력에 유럽 몇 개국을 짧은 일정에 돌아다니는 건 힘들 것 같아... 선택한 패키지여행이 포르투갈과 스페인만 여행하는 상품이었다.

 

첫 해외 여행이었고, 패키지여행이었지만 운 좋게도 전체 일행이 10명 수준으로 많지 않아 한적하고 여유 있게 다닌 여행이었다. 더욱이 혼자 간 여행이었기에 혼자만의 시간을 오롯이 즐길 수 있었고, 꼭 다시 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스페인은 생각보다 먼 곳에 위치하고 있어 다시 스페인을 갈 기회는 없었다.

 

그런데....

정말 어떤 인연이 있었던 것인지... 무려 4년을 스페인에서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스페인에서 살다 한국에 들어온 지 이제 한 달 남짓 되어가는 시점이다.

 

내가 입국할 시점에는 스페인은 섬에서만 확진자가 나온 상황이었고, 우리나라는 많은 수의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주변 많은 지인들이 염려를 해주었다. 가서 조심하라고.

 

그런데... 겨우 한 달 사이 상황은 너무나 다르게 바뀌었다.

 

스페인엔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되었고, 현재 중국과 이탈리아 다음으로 확진자의 수가 많은 상황이 되었다.

 

여러 지인들과 나눈 이야기들을 보면,

비상사태 선포 후 약 열흘 간 집에서 머무르고 있는데, 약 보름 정도 더 자택에 머무르도록 정부가 권고할 것이라고 한다.

약국이나 마트 등을 가는 것 외에는 외출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있는데, 약국이나 마트에 갈 때 조차도, 자동차에 운전자 외 동승자 탑승도 금지라고 한다. 반려견을 많이 키우기 때문에 반려견 산책을 시키는 모습을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데 이 때도 혼자서 나가야 한다고 한다. 부부가 함께 반려견 산책을 나갔다가 경찰에게 경고를 받은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다음에 다시 걸리면 벌금을 내야 한다고 했단다. 굉장히 심각하게 관리 중인 상태인 것이다.

 

그런데도 뉴스를 보면, 매일 확진자의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아마도 비상사태 선포 전 시점에 이미 많이 퍼진 상황이고 지금은 이미 퍼진 환자들을 발견하는 상황인 듯하다.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많은 사람들이 고생하고 있는데, 하루빨리 이 상황이 나아지길...

 

난 운 좋게도 지금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지만, 해외에서 이런 예기치 못한 상황을 직면하게 되는 것은 본인의 나라에서 느끼는 것과는 또 다르게 매우 긴장되고 두렵기까지 한 느낌이 된다.

 

말이 잘 통하지 않는 부분으로 인해 혹여 무언가 중요한 정보를 놓치는 것은 아닐지...

외국인이어서 차별을 받는 건 아닐지...

만일의 경우, 외국 의료 시스템이 잘 케어해 줄지...

더욱이 심하게 드러나지 않던 인종 차별 행위들도 나타나고..

 

빨리 이 상황이 호전되길 바라며, 모든 해외에 계신 한국 분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