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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일상을 보내며

설을 맞아 직접 만두를...

이번 설에도 거리두기 권고에 따라 시댁에 내려가지 않고 보내게 되었습니다.

시댁은 부산이라 그냥 떡국만 끓여 먹습니다. 보통 남쪽 지방은 떡만 넣은 떡국을 드신다고 들었습니다. 반대로, 저희 집은 만두를 빚어 만둣국을 먹었습니다. 만두가 중심이고 떡이 부차적인 재료였습니다. 어릴 때 설 명절이 되면, 설 전날 할머니 주도하에 빙 둘러앉아 만두를 한 상 가득 빚던 때가 생각이 납니다.

 

결혼 후에는 늘 떡국을 먹었는데, 올 해는 시댁에 내려가지 않아 시간도 있고, 명절인데 그냥 보내기는 서운한 듯하여 만두를 빚어볼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요? 지금 하면서 보니 제가 사서 고생을 하는 것도 같습니다. ㅠㅠ)

 

블로그에서 만두소 만드는 법 글도 찾아보고, 어릴 때 기억도 되살려 만두소를 만들었습니다. 딸아이 요구에 따라 하나는 김치를 넣은 김칫소, 다른 하나는 고기를 넣은 고기소입니다.

 

만두소 (왼쪽 고기, 오른쪽 김치)

 

어릴 때는 만두소까지 다 준비되면 앉아서 빚기만 했는데, 그것도 한 상 가득 만들다 보면 꽤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빚는 것은 쉬운 일이었구나 싶습니다. 두부 물기를 짜고, 김치도 잘게 썰어 물기를 짜고, 당면을 삶고, 숙주도 삶고... 만두소 준비가 정말 손이 많이 가는 일이네요. 

 

예전엔 만두만 준비하셨던 게 아닌데 그 많은 음식을 어찌 다 준비하셨나 싶습니다.

 

만두소 만들어 놓고 지쳐 잠시 앉아 커피 한 잔 마시면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제 다시 만두를 빚어야 합니다. 만두소 간이 잘 맞아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내일 만둣국에도 들어가야 하는데 말입니다. 

 

그래도 딸아이에게 조금은 명절 같은 분위기가 나길 희망해봅니다.

모두 올 한해 건강하시고 소망하시는 일 모두 이루시길 바랍니다.

설 명절 즐겁게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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