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는 9월에 새 학년을 시작하여 다음 해 6월에 학년이 끝나는 학기에 대한 소개를 하였습니다.
이번에는 학년 구성과 수업 진행 방식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제 아이가 다녔던 국제학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스페인 국제학교 학년 구분 (Primary / Secondary)
학년 구성은 K4, K5, infant, Grade 1부터 Grade 12까지 모두 있는 학교입니다.
K4, K5, Infant는 우리로 치면 유치원과 비슷합니다. 보통, K4가 만 나이로 4세, K5가 5세, Infant가 만 6세입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Grade 1부터 Grade 5까지가 Primary school (초등학교)로 구분되고, Grade 6부터 Grade 12까지는 secondary school로 구분됩니다. 그래서 5학년이 끝나면 Primary school 졸업식을 합니다. 딸냄이도 Primary school 졸업식을 하고 왔습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에서 6학년이라 내년 2월에 졸업식을 또 치르게 됩니다. 초등과정 졸업만 2번을 하게 되네요. ^^
우리나라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가 나뉘어 있는데, 스페인에 있는 대부분의 사립학교는 K4부터 G12까지 다 함께 있습니다. 그래서 형제들이 거의 대부분 같은 학교에 다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 스페인 국제학교 수업 진행 방식
수업 방식도 primary때는 자기 반이 있어서, 해당 교실에서 담임 선생님과 수업을 진행하는 형식이지만, secondary로 가면 우리가 대학 때 강의실 옮겨가며 수업을 들었던 것처럼, 과목 선생님의 교실로 이동하여 수업을 듣는 형식으로 바뀝니다.
Primary 때와 달리, seconday가 되면 자기 교실이 없고, 과목에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각 학생에게 개인별 락커를 제공합니다. 이 락커가 primary 졸업 학생들이 secondary로 옮겨가며 가장 기대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
생일이 되면 친한 친구들이 락커를 꾸며주기도 한다고 합니다.
Primary (초등 과정) 때는 학기마다 받아보는 리포트에는 언어, 수학, 음악, 체육 등 각 과목에 대한 평가가 서술형으로 나오지만, 학교 수업은 과목 단위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자기 교실에서 담임 선생님과 특정 주제를 갖고 Unit 단위로 4주에서 6주 정도 수업을 진행하는데, 이 주제 관련하여 다양한 활동을 통해 수학 개념도 배우고, 과학 실험도 하고, 음악도 배우는 방식입니다. 음악과 체육은 담당 선생님이 따로 진행합니다.
Primary (초등 과정) 때는 단순하게 봤을 때는 학교에서 매일 노는 것 같기도 합니다. 숙제도 거의 없고, 숙제라고 하는 것들도 유치원 학생들이 만들기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
그런데, secondary로 가면, 초등 과정인 primary 때와 달리, 수학, 영어 등 과목 이름을 가지고 수업이 진행됩니다. 각 과목별로 선생님도 다릅니다. 영어나 수학 같은 경우는 학생의 수준에 따라 반이 구분되기도 합니다. 특히, 영어의 경우, EAL 등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이 영어가 조금 부족하여 받는 수업, 기본 영어 수업, 영어 문학 수업 등으로 학생의 영어 수준에 따라 반이 나뉩니다. 그리고 제2외국어 등 선택 과목이 주어집니다.
따라서, 같은 반 친구라 해도 선택 과목이나 해당 과목의 수준에 따라 반을 다르게 들어가 수업을 받습니다. 점점 고학년이 되면 주어지는 과제의 양도 많아지고, 과제가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주제에 대해 자료를 찾고, 자기 생각을 정리하는 등의 내용으로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굉장히 어려워져 학생들의 공부 양이 매우 많습니다. 무엇보다 간단히 풀어 해결할 숙제가 아니라 대학 리포트 수준의 과제 수행을 통해 문제에 대한 해결력과 사고력이 깊어집니다.
● 평가 방식
Primary 과정에는 아이가 해당 학년에 맞춰 어떤 성취를 이루었는지와 아이의 수업 참여 자세에 대해 서술되어 나옵니다. 아이의 자세에 대한 내용은 어떤 프로젝트를 할 때, 어떤 자세를 보이며, 어떻게 수업에 참여하였는지의 내용입니다. 예를 들어, 질문을 잘한다든지,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든지, 친구들을 잘 도와준다든지 하는 내용들입니다. 물론 반대로 질문하는 자세를 좀 향상할 필요가 있다든지, 자기주장이 너무 강하다든지 하는 종류의 코멘트도 존재합니다.
그리고 리포트 제일 앞에 아래와 같이 평가 기준에 대한 설명을 제공합니다.
secondary는 과목별로 점수로 표기된 성적표를 받습니다. 학기 중에 진행되는 각 과제나 시험에 대해 8점 만점의 점수를 받고, 학기 말에 학기 동안 수행한 시험, 과제 등을 통합하여 7점 만점의 점수를 받습니다.
처음 6학년이 되었을 때는, 수치로 나오는 성적을 보고 아이들이 조금 당황하기도 하고, 서로 받은 점수를 물어보면서 의식하기도 합니다. ^^
저희 딸은 6학년 한 한기 secondary를 경험해 봤는데, 과제를 풀어 나가는 과정 등을 좀 더 경험했으면 좋았겠다 하는 아쉬움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나름의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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