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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스페인의 장바구니 물가

지난번 빠에야 글에 싱가포르에 계신 성실 엄마님께서 스페인 물가가 궁금하다 하셨기에 관련 글을 적어볼까 합니다.

 

보통 각 도시의 물가를 빅맥 지수나 스타벅스 라테 지수를 이용하여 비교하기에 스타벅스 지수를 찾아봤습니다.

 

2018년 월스트리트 저널 (Wall Street Journal)에서 29개 도시에 대해 비교한 자료를 스페인 내에서 인용하면서 마드리드 위치를 베를린과 유사하다고 한 글을 찾았습니다. 

 

현재는 2020년이니 그 사이 또 변화가 있겠지만, 대충의 짐작을 해보면, 취리히, 홍콩, 싱가포르 등이 물가가 비싼 도시로 자리 잡고 있고, 우리나라 서울도 물가가 꽤 비싼 편에 속하고 있습니다.

 

베를린, 마드리드는 뉴욕보다 바로 아래 단계인 수준입니다. 그런데 마드리드가 베를린 수준이라고 명시한 기사의 내용은 2018년 커피값이 많이 올랐다는 내용입니다. 따라서, 마드리드는 그 전에는 좀 더 저렴한 수준이었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 라떼 지수 (2018년 월스크리트 저널)

 

제가 마드리드에서 지내면서 느낀 물가는 크게 둘로 나뉘는 느낌이었습니다.

 

마트에서 장을 보면서 느끼는 장바구니 물가는 저렴한 편입니다.

 

나라가 땅이 넓고 바다도 3면에 있다보니 농산물, 수산물, 축산물 가격이 모두 저렴합니다.

3 식구 먹거리를 위해 마트에 가서 고기, 생선, 채소, 과일 등 먹고 싶은 걸 맘껏 담아도 40유로 안팎 수준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환율 1,300원을 적용하면 5만 원 조금 넘는 돈입니다. 첫 해인 2016년에는 더 저렴했는데 지내면서 조금씩 가격이 오른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럼에도 많아야 50유로 수준이었습니다.  

 

스페인 마트 중 하나의 온라인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등심 500그램이 4.48유로, 수박은 1킬로당 1.3유로 정도 한다고 나옵니다. 마트에서 먹을거리를 장 보면서 가격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딸아이가 좋아하는 산딸기나 블루베리도 장보러 갈 때마다 편하게 사서 먹었습니다.

오렌지도 흔하게 나는 과일이라 대부분의 마트에 즉석 착즙 기계가 있고, 빈병이 옆에 준비되어 있습니다. 맘에 드는 크기의 빈병을 골라 즉석에서 바로 짠 오렌지 주스를 구매할 수 있는데, 1리터 병이 대략 3유로 이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오니 과일도, 채소도, 고기도, 생선도 가격표를 보고 몇 번을 고민하게 됩니다.

스페인에서는 아이가 같이 장을 보러가서 하나 집어 들며 "엄마, 이거 먹고 싶어요." 하면 편하게 먹고 싶으면 담으라고 했는데, 이젠 장 보러 같이 가는 게 미안하기도 합니다. ㅠㅠ

 

하지만, 외부에서 외식을 한다거나, 사람의 서비스를 받는 것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보면 비싼 편에 속합니다.

일상의 생활을 기준으로, 세탁소에 양복을 맡긴다거나, 미용실에 간다거나 하는 비용은 비싸다고 느꼈습니다. 

사실 한국에 있을 때는 다림질이 어려워 와이셔츠도 많이 맡겼었는데, 스페인에서는 가격이 비싸 양복만 어쩔 수 없이 맡기고, 와이셔츠는 다 집에서 빨아 다림질을 했습니다. 저는 열심히 다린다고 다렸는데 도통 다린 옷 같지 않아 고생을 좀 했습니다. ㅠㅠ

 

저는 생활하면서 느낀 장바구니 물가라 여행으로 갔을 때는 또 다르게 느낄 수 있을 것 같긴 합니다만, 라테 지수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마드리드가 물가가 비싼 도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장바구니 물가에 대해 적다보니, 건조한 여름 날씨와 마트 장바구니 물가는 서울로 가지고 올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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