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7일 딸내미 생일을 맞아 둘이 외출을 하기로 했습니다.
지하철을 탈까 버스를 탈까 하다가 햇살이 좋아 버스를 타고 나갔습니다.
평일인 데다 조금 애매한 시간이라 버스에 사람도 없어서 편하게 앉아서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햇살은 비치고 창문으로 바람은 들어오니 오래간만에 상쾌한 느낌이었습니다.
딸과 둘이서 삼성동에 갔습니다.
딸이 선택한 소바집에서 점심을 먹고, 별마당에서 각자 읽고 싶은 책을 찾아 책을 읽었습니다.
저는 커피 한 잔, 딸아이는 초코 음료를 한잔씩 옆에 두고 마시며 즐긴 느긋한 시간이었습니다.
별마당 도서관 천장이 유리로 되어 있어, 자연광이 살포시 비쳐 들어오는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길지 않은 2시간 정도의 삼성동 나들이 후 딸아이가 찜해 놓은 케이크를 사들고 집에 왔습니다.
이젠 딸아이가 어느 정도 크니 친구같이 함께 다니는 재미가 있습니다.
딸아이 돌잔치 때 제 친구가 방명록 남기는 곳에 "커서 엄마의 좋은 친구가 되렴."이라고 적어 준 문구가 있는데, 이제 점점 친구가 되어가는 느낌입니다. ^^
최근 몇 년간 매해 생일 때마다 아빠가 출장을 가서 함께 식사를 못했는데, 올해는 오랜만에 생일 당일에 다 같이 식사해서 좋다 하는 딸이 고맙고 사랑스럽습니다. ^^
글을 쓴다는 것이, 기록으로 남긴다는 것이 주는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딸과 둘이 나들이를 다녀오며 좋았다 싶은 마음이 있긴 했지만, 아마도 그냥 그렇게 일상으로 넘겼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글을 쓰며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일상으로 가볍게 지나칠 순간이 좀 더 의미 있고 감사한 순간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일상의 순간순간을 좀 더 깊게 느끼면서, 가볍게 넘길 순간을 마치 다른 사람의 모습을 보듯 좀 더 멀리서 바라보는 눈을 갖게 되는 느낌이랄까요.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가볍게 넘기는 순간이 참 감사하고 예쁜 순간이란 것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곳처럼 공개된 공간이든, 일기장처럼 개인적 공간이든 글을 쓰며 정리하는 시간의 의미를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
관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