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아이가 계란 프라이를 해 먹겠다고 합니다. 그러라고 했습니다.
그냥 계란 프라이를 하는 줄 알았더니, 계란을 그릇에 풀어 프라이팬에 붓고 그 위에 슬라이스 치즈를 얹어 계란말이처럼 만들어 왔습니다.
계란 1개에 슬라이스 치즈 1장을 다 넣더니 조금 느끼했는지 다음엔 파를 넣어야겠다고 합니다. ^^ 계란을 1개만 사용해서 치즈가 흘러 들러붙었습니다. 프라이팬은 흘러넘친 치즈로 난리가 났습니다.
그래도 어깨 넘어 보던 데로 혼자 치즈까지 넣어 계란을 만들어 먹는 걸 보니 우습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아이가 혼자 계란 프라이를 하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뜨거운 것을 조금 무서워해 엄두를 내지 않다가 프라이팬에 계란을 깨서 놓는 것만 하더니, 이제는 혼자 계란 프라이는 할 줄 알게 되었습니다.
어디서 듣고 와서는 이제 라면만 끓일 줄 알면 굶지는 않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
곧 라면도 끓이게 되겠지요. ^^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아이가
처음으로 뒤집기를 하고,
첫 걸음마를 떼고,
말을 하게 되고,
글을 읽게 되고,
처음 해내는 많은 것을 함께 경험하게 됩니다.
처음 뒤집고, 첫걸음마를 했을 때는 참으로 신기해하고, 의미를 부여했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 조금은 그런 감흥이 무뎌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새로운 상황을 만날 때마다 "우리 딸 많이 컸네."라고 합니다. 오늘 아침도 아이가 만든 계란을 보더니 똑같은 말을 합니다.
계란 프라이를 만들 듯,
라면을 끓이고,
학교를 졸업하고,
언젠가 독립을 하겠지요.
누군가의 처음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의 감사함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아이가 자라고 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감사할 줄 아는 부모가 되어야겠습니다.
전 언제 라면을 처음 끓일 수 있게 되었는지 기억이 안 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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