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 친구 어머님이 전시회를 하시는데 친구가 초대권이 있으니 같이 구경 가자고 초대를 했다고 합니다. 딸아이까지 여중생 4명이 친구 엄마 전시회도 보고 놀다 오겠다고 해서 허락을 해주었습니다.
주말에 동네에서 만나 노는 게 아니고 지하철 타고 전시회를 간다고 하니 사춘기 여중생 4명이 한껏 들떴나 봅니다.
아침부터 카톡으로 뭘 입고 갈지 의견들을 나누었다네요. 그래도 전시회를 가니 나름 분위기에 맞춰 치마를 입고 가자고 드레스 코드를 정했다고 합니다. 아침부터 떠들썩합니다. 정신없고 한편으론 그 요란이 황당하기도 하지만 전시회 간다고 치마를 드레스 코드로 정했다는 아이들이 귀엽기도 합니다.
딸아이는 예전에는 치마나 원피스를 많이 입었지만 요즘엔 교복을 제외하면 별로 안 입었는데 원피스를 꺼내 입으며 괜찮은지 거울을 보고 살피더니 사진을 찍어 친구들과 의견을 나눕니다. 나는 이렇게 입을 건데 어떠냐고 묻는 모양입니다. 아무리 친구들과 모인 소규모 톡방이라고 하지만 사진을 올리는 게 조금 걱정이 되었는데 사진은 금방 다시 지웠다고 하네요. 다른 친구들도 어떻게 입을지 보여주고는 바로 사진을 지운다고 합니다. 학교나 부모로부터 나름 교육을 받아서인지 모르겠지만 혹시라도 사진이 떠돌지 않게 바로바로 지운다고 하기에 그나마 조금 안심이 되었습니다.
여하간 입어본 원피스를 입고 나간 것을 보면 친구들의 OK 승인이 떨어졌나 싶습니다. 요즘은 아무리 제가 괜찮다 말해도 친구들의 의견이 아이에게 더 영향을 준다는 것을 많이 느끼게 됩니다. -.-;;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받아들여야겠지요. ^^
아이들이 아침부터 옷을 어떻게 입을지 의견 나누는 모습을 보니 "라떼는~~"을 생각하고 싶지 않은데 참 라떼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제가 학생 때는 친구들과 드레스 코드를 맞춰 입는 것은 생각도 못했던 일인데 요즘 아이들은 만나면 어떻게 옷을 입고 만날지 드레스 코드부터 정하는 게 신기해 보입니다.
카톡 등 실시간으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디지털 세상에 익숙한 아이들이기에 가능한 일인가 싶기도 하고... 이해하고 따라가기에 참 많이 다르구나 싶기도 합니다.
사실 저는 옷을 예쁘게 보다는 편하게 입는 것을 선호하는 타입이다 보니 옷에 신경 쓰고 만나는 이런 행동이 더 신기하게 보이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중1인데 나중에 20대 되면 어떻게 될지 미리 걱정이 앞서기도 합니다만... 방 정리와 옷 정리를 잘해주었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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