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구독하고 있는 "꿈트리 꿈틀꿈틀"님의 글에서 인상적인 문구를 보았다.
책을 읽으시면서 인상 깊었던 문구를 정리해 놓으신 것 중 몇 가지를 올려주셨는데 그중 다음의 문구가 매우 와 닿았다.
'나 다운 삶'을 찾기 위해서라면
'하고 싶은 걸 찾기'보다 '하기 싫은 걸 하지 않기'부터 시작하는 거지,
왜냐, '좋음'보다 '싫음'의 감정이 더 직감적이고 본능적이고 정직해서야.
'싫음'의 감정이 더 직감적이고 본능적이고 정직하다.
얼마 전, 아는 동생이 집으로 찾아왔었다.
열심히 일하고, 매우 성실한 타입인데, 개인적인 일을 포함하여 여러 가지 일들이 겹치면서 지치고 힘들어졌는지,
아무것도 하고 싶은 게 없다는 것이다.
예전엔 일도 하고 싶은 게 많았는데, 지금은 하고 있는 일도 그만두고 싶다는 것이다.
그냥 푸념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아주 오래 진중하게 생각한 상황이고, 거의 결론에 도달한 상황으로 보였다.
그 얘기를 듣고, 나도 아무것도 하고 싶은 게 없었던 순간이 있었던 게 떠올랐다.
지금도 그 순간이 생각난다.
거실에 앉아 남편에게 정말 궁금함을 담아...
"다른 사람들은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배우고 싶은 것도 많다는데,,, 난 왜 아무것도 하고 싶은 게 없을까?"
하고 진지하게 물었었다.
그때 우리는 스페인에 있을 때였고, 주변 사람들은 여행도 정말 열의를 가지고 다니는데 반해 나는 조금 시큰둥했던 것 같다. 40년 이상 살던 우리나라도 못 가본 곳이 많은데... 뭐 여기 몇 년 살면서 좋다는 곳을 어찌 다 다녀보겠냐며.
(그렇다고 안 다닌 건 아니다. 딸냄이로 인해 다닐 곳은 꼬박꼬박 다녔으니.
다만 유명 관광지보다는 휴양 위주로 다녔고, 관광지를 가도 일정을 여유 있게 잡아 모든 유명 관광지를 다니지 못하고 못 간 곳은 딸냄이에게 나중에 너 혼자 친구들이랑 오라는 핑계를 주었다. ^^)
그때의 나는 하고 싶지 않은 감정이 싫음의 감정과 거의 비슷했던 것 같다.
소극적 거부? 같은 느낌.
저 글을 보면서 하고 싶은 게 없다는 그때의 감정은 나의 본능적 거부였던 게 아닐까.. 싶다.
무엇이든 열심히 해야 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엄마라는 입장으로 치자면,
자기 관리도 잘해야 하고, 자기 발전도 시켜야 하고, 집안 살림도, 일을 한다면 일도, 육아도,
무엇하나 빼놓지 않고 해야 할 일이 많기도 하다.
그런 피로함이 꼭 해야 하는 일이 아니면... 별로 하고 싶지 않다는 감정으로 발현되었던 것은 아닐까?
그럴 땐 그냥 그런 나를 받아주고 내버려 두는 것도 답일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저리 물었을 때, 남편이 뭐라 답했는지는 생각나지 않는다. 대단한 격려나 대단한 멘트를 한 건 아닌 것 같다.
기억에 뚜렷하게 남지 않은걸 보면.
다만, 그냥 그대로 받아주었던 것 같다. 지나친 격려도.. 비난도 없이.. 그냥 그럴 수 있지 뭐... 하고.
때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너무 채찍질하지 말고 받아주는 것도 좋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