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8일 밤 12시 격리가 해제되었습니다. 해제되었다고 하나 한 밤중이니 해제 의미는 없는 시간이죠. ^^
목만 조금 아팠는데 생각지 못하게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를 시작했습니다. 남편 회사에서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목적으로 남편이 재택근무를 할 수 있게 되어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확진을 받은 후 남편이 딸아이를 돌보며 저도 챙겨주었습니다.
격리 첫날 방에 있는데 뭔가 부산하고 정신없음이 다 느껴지는 것 같더군요. 아이 저녁을 주려고 배달을 시킨 것 같은데, 뭔가 음식을 덜어야 하는지 냄비 떨어지는 소리에 아주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ㅠㅠ
격리를 끝내고 나오니 거실 바닥이며 싱크대며 집이 아주 난장입니다. 전쟁통이 따로 없을 것 같은 상황입니다.
집에서 압력밥솥을 사용하는데 제대로 잠그지 않고 불을 켜서 물이 다 날아가 태운 밥솥이 보이더군요. 나름 닦는다고 닦은 것 같은데 여전히 검게 눌린 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싱크대에 그릇은 한 가득이고요. 거실에는 세탁한 옷과 입고 벗어 놓은 옷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ㅠㅠ
남편은 나름 열심히 챙겼을 텐데 익숙하지 않은 일에 정신이 없었겠지요.-.-;;
집안을 둘러보니 딸아이가 아빠도 나름 잘했다고 아빠를 변호해줍니다. 나름 식사도 잘 챙겼고, 빨래도 잘했다고요. 딸내미 말에 따르면 땀을 비 오듯 흘려 자기가 아빠 땀을 닦아 주었다고도 하더군요.
제가 격리되어 있는 동안 남편이 딸아이 챙기는 동시에 제 식사 챙긴다고 고생한 것을 압니다. 주말엔 딸내미 데리고 나갔다 오기도 하고 고생이 많았을 겁니다. 저보고 집안일이 도대체 끝이 없더라고 하더군요. ㅋㅋ
방 안에 격리되어 있는 동안 제가 사용했던 이불, 수건 등을 별도로 세탁하고, 환기하고 우선 급한 것만 치우고 보니 저도 아직은 정신이 없습니다. 아직 기력도 조금은 없고요.
조금씩 하나하나 치워나가야겠습니다.
눈앞에는 치울 게 한 가득인데 저도 조금은 눈 감고 천천히 치워야겠습니다.
비가 너무 많이 내리네요. 모두 탈 없이 지나가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