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집 렌트 계약서인 TA에는 입주 후 한 달 이내를 Problem-Free Period라고 해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하자에 대해 임대인이 처리해 준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당연히 고의적으로 만든 하자는 안됩니다.
제 부동산 에이전트는 살면서 발견한 소소한 이슈들을 정리했다가, 입주 후 15일에서 20일 정도쯤 한 번에 전달하면 편리하다고 가이드를 주었습니다.
그래서 지내면서 발견한 내용들을 문서로 정리했습니다. 저는 크게 수리를 요청하는 부분과 그냥 하자 상태를 공유하는 부분으로 구분하여 사진과 함께 정리를 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주방 싱크대 문짝이 맞지 않아 흔들리는 것, 화장실 세면대 물이 새는 것 등은 수리를 요청했고, Handover 할 때,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하자 (커튼 얼룩, 주방 롤스크린 찍힌 부분, 붙박이장 문 안쪽 깨진 것 등)는 공유 차원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에어컨에서 똑똑 물 떨어지는 소리가 나는 것도 녹음 파일을 만들어 전달했습니다. (실제로 물이 바닥에 떨어지진 않습니다.)
전달한 내용에 대해 이번주에 세면대 물 새는 것은 처리하러 담당자가 온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하자마다 처리할 수 있는 담당자가 달라서 개별적으로 연락해서 일정을 잡는 것 같습니다.
싱크대 문짝 흔들리는 것이 사용할 때마다 신경이 쓰이는데 아직 그 부분은 연락을 못 받았네요. 그래도 처리는 해주는 것 같으니 기다려보면 되겠거니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자에 대해 전달하고, 수리를 받는 부분이 어떻게 보면 참 합리적이고 또 한편으론 살짝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특히, 싱가포르에서 처음 살아보는 저로서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는 상식선의 기준을 알기 어려워 조금 더 신경이 쓰입니다. 이 정도는 오래된 집이니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싶은 부분도 있는데, 혹여 렌트를 마무리하고 나갈 때 나의 과실이 되어 보상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다 보니 명확하게 수리를 요청하는 부분에 더해 하자 상태 공유를 위한 내용을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혹여 발생할지 모르는 미래의 언쟁을 방지하고자 현재의 상태를 꼼꼼하게 전달한다는 의미를 가졌던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도 요즘은 벽에 못 받으면 안 된다거나 벽걸이 TV 설치는 하지 말라거나 하는 조건이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대부분 부동산에서 관리비나 전기세 등 요금 정산하면서 정리되는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집주인이 세입자 나갈 때 집 상태를 확인하고 보증금에서 차감하는 일은 아직은 흔하지 않은 경우 같은데, 우리도 나중엔 조금 바뀔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듭니다.
수리 요청한 부분이 잘 마무리되어 조금 더 집 안 상태가 정리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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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24 - [싱가포르] - 집렌트 - key hando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