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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일상을 보내며

점심이 주는 의미

점심이 주는 정체성

아침은 보통 바쁘니 가볍게 먹게 되고,

저녁은 일을 하든, 학교를 다니든 집에서 가족들과 먹을 수도 있는 시간입니다.

 

그런데 점심은 각자 자신이 속한 집단 안에서 하게 됩니다.

학생은 학교에서, 회사원은 직장 동료들과.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 주부로 지내는 동안, 점심은 대부분 집에서 혼자 먹었습니다. 

 

문득 점심을 먹는 모습이, 자신이 속한 집단의 모습이구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주부의 점심

집에 있는 주부는 대개 점심을 혼자 먹습니다.

 

스스로를 대접하는 의미로 예쁜 그릇에 음식을 담아, 잘 챙겨 먹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실 혼자 그러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그저 남은 음식으로 대충 먹는 게 일상적입니다.

 

지난 2달, 미국에 사는 언니가 와서 함께 지냈습니다. 혼자가 아닌 둘이고, 언니가 오랜만에 우리나라에 방문한 터라,  '오늘은 무얼 먹을까' 고민하며 함께 먹었습니다. 그렇게 함께 했던 언니가 어제 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오늘, 무심코 혼자 앉아 먹는 점심이 어색하게 느껴졌습니다.

빈자리는 이렇게 금방 티가 나네요.

 

혼자 점심을 먹은 기간이 짧지 않은데, 고작 2달의 시간이 그 사이 익숙해진 모양입니다.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거실에서 혼자 점심을 먹는 순간이 새삼스럽게 다르게 느껴지니 말입니다.

 

이제는 조금 나를 대접해 주며 지내야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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