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마주하는 100일"이라는 프로젝트의 질문으로
"오랫동안 준비하고 있는 장기적인 목표나 지속하고 있는 습관(루틴)은 무엇인가요?"가 나왔습니다.
질문을 받고, 여러 생각을 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대략 40대 초반까지는 무언가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살았던 것 같습니다. 스스로 치열하게 살았다고 말하는 게 창피하지 않을 만큼 꽤나 열심히 살았다 생각합니다.
그러는 과정이 심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나름 힘들었는지 어느 순간부터 뭔가 새로운 것을 하는 것은 그다지 관심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냥 내게 주어진 일들을 해내는 것만 해도 충분히 버거웠던 것 같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스페인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 시간에 처음으로 철들고 돈 버는 일을 하지 않고 지냈던 것 같습니다. 제 스스로에게 주는 휴식의 시간이라 생각했고, 본래 내가 있던 자리가 아닌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시, 공간이 주는 변화로 인해 정말 별 다른 조바심이나 큰 걱정 없이 일하지 않고 보냈던 시간이었습니다.
제게 주어졌던 보상과 같은 여유로움의 시간이었습니다.
다시 한국으로 들어오니 원래 있던 공간이 주는 현실감이 되살아납니다.
무언가를 해야겠고, 그렇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방향성을 잘 정하고 싶었고, 그래서 "나와 마주하는 100일"이라는 프로젝트도 참여했습니다.
요즘 느끼는 것은 크게 2가지입니다.
한 가지는 내가 한 동안은 좀 버겁고 힘들었구나... 그래서 뭔가 새로운 것에는 에너지가 없어 관심이 생기지 않았었구나 하는 생각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딸을 낳고, 키우면서 제 삶의 가치 기준도 바뀌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사회적 성공이나 성취가 중요하고 의미 있었다면, 아이를 낳아 어느 정도 키우는 동안은 그런 것들에게 별로 가치를 느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떤 기회는 거절했던 것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내년이면 아이는 중학교에 가서 아이를 돌봄이라는 관점으로 볼 때, 시간적으로 육체적으로 변화가 있을 것 같고, 저 자신도 4년이라는 스페인에서 보낸 휴식의 시간으로 어느 정도 충전이 된 모양입니다.
어릴 때는 희망이라는 단어가 그렇게도 와 닿았는데 요즘은 도전, 실천, 무조건 시작하라와 같은 말들이 와 닿는 것으로 보아 무언가 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긴 모양이구나 싶습니다.
"희망의 증거이고 싶다."는 책이 감명 깊었고, 나도 그런 사람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렇게 되기에는 난 너무 평범하고 사회적 잣대를 기준으로 봤을 때,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그저 현실에 만족하며 살자 싶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감사하게도, 현실이 아주 고달프지는 않으니 그랬겠지 싶기도 하고, 생전 처음 해보는 책임감 넘치는 육아가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을 주지도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걸 해내는 것만도 제게는 많이 버거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이제 아이도 커서 물리적으로 많은 시간 돌보고 책임져야 하는 시기는 지났고, 여러 이야기와 자극을 받으며,,, 100세 시대라는데 대단한 것은 아니어도 뭔가 또 다른 도전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실현 가능할까? 하는 회의가 머리를 들기도 합니다.
돈도 많으면서 가족과 시간도 많이 보낼 수 있는 사업가를 꿈꾸었고, 그것을 이루었다는 켈리 최 회장님의 두 마리 토끼 잡기가 나도 가능하다 말하고 싶은데... 아직 뭔가 이거다 싶은 느낌이 부족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
경제적 자유도 얻고 싶고, 선한 영향력도 전하고 싶은데, 내가 할 수 있다 생각하는 일로 그게 가능할까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시간은 흐르고, 올 해도 한 달 남짓 남았는데, 조바심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먼 길에 대한 방향성이니 내 안의 목소리는 계속 잘 들어봐야겠습니다.
또한 너무 생각만 하고 주저하면 안 된다고 하니, 시행착오라도 할 수 있게 작은 행동도 해야겠지요.
여러분은 어떤 목표와 도전을 가지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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