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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일상을 보내며

소통의 소중함 - 나이 들어감에 따라 느끼는 감정

'인간관계 어려움, 스트레스, 상처 극복.. 나만 힘든가요?'란 제목의 영상이 MKTV에 올라와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MKTV 영상

 

약 20분 정도의 그리 길지 않은 내용입니다. 영상에 나온 20대 분들이 느끼는 인간관계 어려움에 대해 김미경 강사님이 이야기 나누시는데 마지막쯤에 나오는 말이 제게는 인상적이었습니다.

 

억지로라도 사람을 만나는 인간관계를 유지하라고 합니다.

가끔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귀찮다 느껴지기도 하지만, 막상 사람을 만나면 다른 사람들을 통해 깨닫게 되는 것이 많다는 것입니다. 내가 점점 새로워지는 것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 상대로부터 새로운 이야기를 듣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충분히 공감되는 이야기였습니다. 저도 가끔은 약속이 귀찮을 때가 있지만, 막상 사람을 만나면 새로운 것도 알게 되고, 새로운 자극을 얻기도 하는 것을 느낍니다.

 

김미경 강사님이 스스로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끼는 이유도 다른 사람들이 매일 그렇게 말해주기 때문이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다른 사람을 통해 "나"라는 사람이 확인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얼마 전 남편과 제가 느끼는 가라앉는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때 남편도 제게 비슷한 말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저란 존재에 대해 방에서 자고 있는 딸내미와 남편인 본인 외에는 현실적으로 알아주는 사람이 없는 지금의 현실이 저를 힘들게 하는 것 같다는 말이었습니다.

 

전에는 일을 했고, 나름 하는 일에 있어서 인정도 받았고, 그런 환경 속에서 제 자신의 존재감이란 것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해외에 있다 작년 한국에 들어와 당시 아직 초등학생인 딸, 오랜 기간의 경력 단절, 나이, 코로나 19 등 여러 요인으로 사회적 존재는 없어진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해외에 있을 때와 달리 미래, 노후는 훨씬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침체되는 자신을 발전시키고, 앞으로의 인생을 어떤 방향으로 살아가면 좋을지 찾고자 이것저것 유튜브도 보고, 책도 있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제가 예전에는 하지 않던 비교를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온라인에 등장해 자신의 성취를 보여주는 사람들을 보면서 때론 존경스럽고 동기 부여가 되기도 했지만, 때론 저 자신을 더 초라하게 느끼게도 했던 것 같습니다. 

 

부끄러운 감정입니다. 

 

그저 제 자신이 가고 싶은 방향으로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면 될 것인데, 나도 모르게 나 자신을 비교라는 잣대 위에 올려놓았던 것 같습니다. 

 

왜 그런 비교의 감정이 들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어떤 목표를 향해, 주어진 현실을 열심히 살아갈 때는 다른 사람이 어떻게 사는지 관심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저 열심히 살았기에 제가 원하던 모습으로 한 발자국씩 다가갔고 그에 보람과 성취를 느끼며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나이로도 사회적으로도 중년기에 접어들고, 무언가 예전의 내가 만들어내던 만큼의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저하된 능력에 스스로를 초라하게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나 스스로 자신이 초라하다 느끼니 남과의 비교까지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지인은 제가 느끼는 감정이 코로나 블루 및 갱년기 영향이 함께 있는 것 같다고 합니다. ^^

 

인간의 발달 단계를 보면, 중년기는 생산성과 침체성 사이의 갈등이 진행되는 시기라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제2의 정체성 혼란을 경험하고 이 시기를 잘 넘기면 배려라는 미덕을 갖게 된다고 했는데 저는 아직 갈등 중인 모양입니다. 앞으로 나이가 들며 점점 더 생산성이 저하되겠지요. 그런 부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대신 그동안의 경험과 지식을 나누며 베푸는 모습을 미리 그리고 준비했어야 하는데 그걸 미처 준비하지 못한 상태인 것 같습니다.

 

나란 존재에 대해 인간관계를 통해 확인받지 못하고, 스스로는 과거의 나보다 사회적 생산성이 떨어진 나를 보면서 기분이 가라앉았던 것 같습니다. 

 

법륜 스님의 말씀처럼 지금 현실의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나눌 줄 알며, 베풀 줄 아는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희망의 증거이고 싶다는 꿈이 꼭 대단해야만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란 사실을 되새겨봅니다.

 

제가 지난번 가라앉는 감정을 올렸을 때, 성실맘님께서 과분하게도 성실맘님께는 제가 선항 영향력을 주고 있다는 댓글을 주셨습니다. 위로의 말씀이지만 그런 소통이, 그런 관계가, 나를 좋다고 말해주는 연결이 얼마나 값지고 소중한 것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나이 들어감에 따라 느끼게 되는 자연스러운 감정과 현상은 받아들이고, 

그럼에도 노력하고 싶은 것들은 노력하며, 조금씩 더 성숙하고 나아가는 나 자신을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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