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학교에 등교할 때, 물통과 수저를 챙겨갑니다. 학교에서 내려온 지침이 개인용 물병과 수저 지참입니다.
물병은 집에 있는 게 있어서, 해당 물병에 보리차를 담아 보냅니다. 수저를 챙겨 오라고 할 줄은 몰랐는데 챙겨 오라고 합니다. 찜통 같은 살균 소독기에 넣고 기계로 설거지를 하니 괜찮을 것 같은데 그래도 입에 들어가는 것이라 그런 것인지, 아니면 수저를 챙겨가는 과정에 사람 손이 닿아 그런 것인지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후자가 이유인 것 같습니다.
당분간 그러겠거니 하고 주방에서 사용하는 주방용 비닐에 수저를 담아서 보냈습니다. 아이가 밥 먹은 수저를 다시 담아 오니 양념이나 밥풀 등 음식물이 묻어 비닐을 재사용하기는 어렵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매일 새것으로 바꾸어 사용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매일 비닐봉지를 하나씩 버리게 되는 것이 마음에 좀 걸렸습니다. 그리고 상황을 보아하니 코로나가 잡힐 때까지 수저는 지속적으로 집에서 가져와 사용하라고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마트에 가서 스테인리스로 된 수저 세트를 하나 구입했습니다.
예전에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과 장바구니 사용에 대한 비교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일회용 비닐 대신 장바구니를 사용하더라고 어느 정도 오래 기간 사용해야 장바구니를 사용하는 것이 진정한 효과가 있다는 내용입니다. 일회용 비닐보다 장바구니를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재료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한 두 번 장바구니를 사용하는 것은 장바구니를 만들기 위해 사용한 재료나 에너지 소비를 고려할 때, 그다지 도움되는 행동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수치는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예를 들면, 일회용 비닐 사용 대신 사용하던 장바구니를 6개월 정도는 지속적으로 사용해야 장바구니를 대체 사용하는 의미가 있다는 뜻입니다.
결국 소비라는 것은 소비의 대상이 되는 그 무언가를 만들어야 가능한 일이고, 무엇인가를 만드는 모든 과정은 에너지와 자원을 소비하면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게 되는 활동이기 때문입니다.
스테인리스 수저를 만드는 과정에 들인 에너지보다 매일 버려지는 비닐봉지 절약이 효과가 날 수 있을 만큼 오래 사용해야겠습니다.
사실 지구에 약 78억 인구가 있다는데, 비닐봉지 하나의 효과는 표시도 나지 않겠지요.
하지만 '나 하나쯤'의 생각보다는 '나라도'라는 생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것들은 관심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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