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점심시간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했다고 하더군요. 그 놀이를 아느냐 물었더니 자기들도 안다고 하더군요. ^^ 요즘 오징어 게임 덕에 예전 놀이가 아이들에게 알려진 것 같습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아이들이 모여 있지 않도록 원래는 점심시간에 각자 자리에서 책을 읽어야 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밖에서 놀았냐고 물어보니, 전면 등교가 되면서 점심 식사 후 남는 시간에 운동장에서 잠시 쉴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선생님들이 회의를 하셨는데 남는 점심시간에는 잠시라도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쉴 수 있도록 해주자는 의견으로 정리가 되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운동장에서 뭐하고 놀까 하다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했다고 합니다. 다들 아시듯이 술래가 뒤돌아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하고 외치고 돌아보면, 술래에게 다가가던 모든 다른 사람들이 그 자리에 멈추어 움직이면 안 되는 규칙이지요.
그런데 아이들은 이 놀이를 더 업그레이드했더군요. 예를 들어, 술래가 '모델 꽃이 피었습니다'라고 외치면, 멈추는 동시에 모델 포즈로 멈추는 거라고 합니다. 다들 개그우먼 장도연이 큰 키를 이용해 과장해서 표현했던 모델 포즈를 잡고 멈추며 놀았다고 하네요. ^^
00 꽃이 피었습니다. 형태로 다양하게 앞에 단어를 바꾸어 주면 무궁무진하게 변형이 가능하겠더군요. ^^
이 업그레이드 버전 덕에 주변에서 놀던 다른 학생들도 와서 구경하고 다음엔 같이 놀자고 했다고 합니다.
제가 '어벤저스 꽃이 피었습니다.'도 가능하겠다고 했더니, 그러면 자기는 아이언맨 또는 닥터 스트레인지 포즈가 좋을 것 같다고 하네요. ^^
이렇게 참신하게 놀 수 있는 아이들이 그동안 함께 모이지도 못하고, 제대로 이야기 나누지도 못하고 지낸 것이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그래도 아이들은 나름 그 안에서 또 다른 방안을 찾아 커나가는 것 같아 다행이다 싶기도 합니다.
관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