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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보고 느끼기

책] '기억의 뇌과학'을 읽고

기억의 뇌과학

이번 북클럽 책은 신경과학자이자 소설가인 리사 제노바 저자의 '기억의 뇌과학'입니다.

 

저자 리사 제노바는 칼리지에서 생명과학을 전공하고 하버드대에서 신경 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합니다. 알츠하이머병, 외상성 뇌손상, 자폐증 등 신경질환에 대한 과학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소설로 풀어내며 현대 소설계에 특별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설명이 저자 소개에 나와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할머니를 모티브로 쓴 첫 소설이 '스틸 앨리스'라고 합니다. 2014년 동명의 영화로 만들어져 여주인공을 맡은 줄리안 무어가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영화 '스틸 앨리스'

제가 본 영화인 것 같아 찾아보니 본 영화가 맞더군요. 굉장히 인상 깊게 봤던 영화였는데, 신경 과학자가 쓴 소설인 줄은 몰랐습니다. 

 

줄리안 무어가 열연한 주인공 앨리스는 언어학자 교수로 행복한 삶을 살아가다 자신의 기억에 문제가 있음을 느끼고 검사 과정에서 생각지 못한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습니다. 자신의 기억에 점점 문제가 생기며 교수 자리를 내려놓고 적응하려고 노력하지만 때론 손쉬운 일상을 해결하지 못하는 스스로를 받아들이기 어려워 무너져가는 모습을 굉장히 인상적으로 연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언어학자였던 주인공이 알츠하이머라는 병으로 인해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가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스틸 앨리스라는 제목도 굉장히 의미 있게 다가왔었고요.

 

 

'기억의 뇌과학' 책의 Part 1 '기억의 과학' 부분은 사람의 뇌에서 기억이 어떻게 저장되고 인출되는지를 과학적으로 설명해 줍니다.

 

인상적인 에피소드로 저자가 강연을 위해 차를 급하게 주차장에 주차하고, 몇 시간 후 강연을 마치고 차를 찾으러 왔습니다. 그런데 도통 차를 주차한 위치를 찾지 못합니다. 아무리 구석구석 찾아봐도 차를 찾지 못하고 도난당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차를 발견합니다. 이 에피소드를 설명하며, 사람들이 차를 주차한 위치를 찾지 못하는 이유는 기억을 못 해서가 아니라 기억 자체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강연에 늦지 않기 위해 급하게 주차하며 주차 위치를 기억하는데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기억에 대해 설명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보기에 흥미롭거나 의미 있거나 새롭거나 의외이거나 중요하거나 감정을 건드리거나 뒷일이 걱정되는 일에만 주의를 기울이고, 나아가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뇌는 이런 일들만 세세하게 포학한다. 그 외의 것들은 무시해버리고, 따라서 잊는다.' 

 

우리도 흔히 경험하는 키를 어디에 두었는지, 핸드폰을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나지 않는 일상들이 모두 이런 상황이라고 설명합니다. 

 

Part 2 '망각의 예술'은 망각에 대해 설명합니다. 우리가 흔히 중요하지 않은 기억을 저장하지 않는 것에서부터, 알고 있는 것 자체는 알겠는데 혀끝에서 맴돌며 기억이 나지 않는 설단 현상, 기억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방법, 망각의 중요성, 노화에 따른 기억력 감퇴의 자연스러움 등 잊어버림에 대해 설명합니다. 

 

혀끝에 단어가 맴도는 설단 현상에 대해서는 정말 격하게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ㅠㅠ

 

Part 3 '기억의 숲을 가꾸는 법' 부분은 제목 그대로 기억력을 잘 유지하기 위한 일상의 방법들을 설명합니다. 우리가 기억을 저장하는 과학적 과정을 바탕으로, 맥락으로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는 것, 잠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합니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흔하게 듣는 너무 평범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시신경 물질 등 과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설명되어 있어 새삼스레 스트레스 관리와 잠의 중요성에 대해 느끼게 되기도 했습니다.

 

7시간 이상의 수면을 해야 뇌의 시신경 시냅스에 아밀로이드라는 물질이 쌓이지 않는다고 하는데, 현대인들에게 쉽지 않은 일이겠다 싶은 느낌이었습니다.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던 사람들 모두 미래에 어떤 일이 생길지 장담할 수 없는 부분으로, 꾸준하게 자신을 관리하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모두 공감하기도 했습니다. 

 

책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새로운 곳을 여행하는 등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 좋다고 나와 최근에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있는 게 있는지 의견 나누기도 했습니다. ^^

 

뇌과학이라는 제목에서는 무척 어렵게 느껴졌던 책인데, 굉장히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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