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자기주도학습 - 부모가 주는 영향" 강의에서 부모가 줄 수 있는 중요 영향 중 하나가 독서 습관이라는 내용을 정리하였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딸아이는 책 읽기를 아주 좋아하는 아이입니다.
독서 습관을 잡아주기 위해 독서 분위기를 유도해주라는 강의 내용을 보고, 난 어떠했던가 한 번 되돌아보았습니다.
사실 전 독서 습관 잡기라는 목표를 가지고 체계적으로 무언가를 열심히 한 것은 아닙니다. 창피할 수도 있지만, 조금은 적당히, 조금은 게으르게 아이를 키웠던 것 같습니다. 맞벌이를 했다는 핑계를 댈 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저의 성향 탓이 컸다는 게 진실일 것 같습니다.
지금도 전 희생적인 엄마라기보다는 내가 되돌려 받을 기대 없이 딱 주는 기쁨에서 끝날 정도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내 입도 입이라고 강조하며 내 몫을 챙기는 엄마로, "어머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라는 희생적 어머님 상하고는 거리가 멉니다. ㅠㅠ
쓰려던 내용과 다른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여하튼 그런 제가 아이를 키우며 만들었던 분위기 중 이런 건 그래도 아이의 독서 습관 잡기에 좋은 영향을 주었던 것 같다 싶은 것을 정리해 볼까 합니다.
1. TV 시청 및 미디어 노출 자제
지금은 거실에 TV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해외 나가기 전 초등 1학년까지는 안방에만 작은 TV가 있었습니다. 당연히 그 TV는 제가 아이를 재우고 뉴스나 드라마 보는 정도로만 사용되었고, 아이는 TV를 거의 보지 않았습니다.
또한, 세 식구 외식을 나가도 식사하는 동안 아이에게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틀어주는 일은 하지 않았습니다. 가능한 아이가 잠들 타이밍에 식사를 하거나, 아이 이유식 시간에 식사를 하였고, 남편과 제가 번갈아 아이를 보았던 것 같습니다.
2. 책도 장남감
어디선가 어렸을 때는 책을 읽기 뿐 아니라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면서 가까이하는 것도 좋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아마도 책을 어렵고 힘든 것으로 느끼기보다 재미있고 흥미로운 것으로 느끼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글귀는 나중에 읽은 거지만, 아이가 어릴 때 놀던 사진을 보면, 책으로 집을 짓고, 길을 만들고 하면서 노는 장면이 많습니다. (멋모르고 뒷걸음치다 뭐 잡은 격이지만... 여하튼 그렇다고 합니다. -.-;;)
3. 도서관이나 서점 자주 가기
저의 저질 체력 탓에 주말에 어디 멀리 놀러 가고 하는 일정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주말 내내 집에만 있기에는 답답하니 집 근처 어린이 도서관이나 서점을 자주 놀러 갔습니다.
제가 책을 읽어줄 때도, 본인이 읽을 때도, 읽고 싶은 책은 아이가 직접 골랐습니다. 대부분의 서점이 아이들 책 공간에는 아이와 앉아 있을 공간이 있고, 그 공간에서 아이의 움직임은 다 볼 수 있는 편입니다. 게으른 저는 아이에게 보고 싶은 책을 골라 오라고 시켰네요. ^^ 본인이 직접 고른 책이라 무척 재미있어하며 집중해서 봅니다. ^^
4. 아빠와 아이가 책 이야기 나누기
전 판타지나 신화 이야기에 그다지 관심이 많지 않은 편입니다. 그런데 남편과 아이는 그 취향이 잘 맞습니다. 그래서 해리 포터, 신화 이야기, Percy Jackson 등 책에 나오는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눕니다. 관심 분야를 공유한다는 것은 아이를 매우 신나게 하는 것 같습니다.
5. 낱권으로 책 구매하기
제가 해외에 나갈 때, 책을 전집으로 구매했었고, 그 외에는 책을 전집으로 구매한 적이 없습니다. 그때그때 서점에서 책을 보다가 더 여러 번 보고 싶어 하는 책을 낱권으로 구매했습니다. 목돈 부담도 있고, 전집을 놓아 둘 공간적인 문제도 있어 낱권으로 사주었지만, 나중에 보니 본인이 원하는 책을 직접 골라 사고, 소유할 수 있게 되어 책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더 생기는 것 같았습니다.
확실한 이론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진행한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되돌아보니 이런 것은 나름 좋았던 것 같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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