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자기 주도 학습에 대한 글에서 자기 효능감에 대한 언급을 잠깐 했었습니다.
자기효능감 (Self-Efficacy)은 어떤 문제를 자신의 능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자기 자신에 대한 신념이나 기대감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자기효능감이 높다는 것은, 어떤 문제가 있을 때, 내가 해낼 수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강하므로, 적극적으로 상황을 해결하려는 자세를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학습 태도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어떤 목표에 대해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은 학습에 대한 동기 부여 역할을 크게 한다는 것을 살펴보았었습니다.
이 자기 효능감이 사회인지진로이론 (Social Cognitive Career Theory)에도 등장합니다.
사회인지진로이론은 전통적 진로발달 이론에 사회인지 이론이 통합된 것인데, 자기 효능감이 진로를 결정하는 과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즉, 흥미와 같은 개인적 요인과 사회 환경적 요인 외에 자기 효능감이 함께 작용되어 개인의 진로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준다는 것입니다. 본인이 흥미도 있고, 사회적 요인도 만족스러운데도, 해당 진로(직무/직업)를 본인이 해낼 수 있다는 자기 효능감이 없다면, 본인의 진로 가능성에서 배제하게 되는 결과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비슷한 수학 능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수학에 대한 자기 효능감이 높은 사람은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도전하며, 자신의 진로 방향성에 수학 관련 진로가 고려 대상이 되지만, 자기 효능감이 낮은 사람은 자신이 해낼 수 있을 거라 믿지 못하고 진로 대상에서 제외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학습이든 진로든 자신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각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자기 효능감 을 키우는 방법은 성공경험과 주변의 지지 및 격려입니다.
1. 성공 경험
작은 성공 경험이어도 괜찮습니다. 이룰 수 있는 작은 목표에서 시작하는 것이 오히려 좋습니다. 어떤 목표를 가지고, 이루어낸 작은 성공은 "나도 하면 할 수 있다"는 성취감을 갖게 하고, 이는 또 다른 도전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이렇게 반복적으로 성취한 성공의 힘은 자기효능감을 높이고, 높아진 자기 효능감은 한 번 실패가 와도 쉽게 무너지지 않은 힘을 줍니다.
2. 간접 성공 경험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의 성공 경험을 통해 자기효능감을 키울 수 있습니다. 비슷한 또래 친구이면서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이루어 낸 성공 경험에 대한 간접 경험은 충분한 자극과 힘이 되어 줍니다. 또한, 자신의 처지나 환경에 대한 비관이 있을 때, 비슷한 어려운 환경에서 이루어낸 성공 스토리에 대한 관찰도 나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줄 수 있습니다.
3. 주변의 격려와 지지
도전이 매번 성공하면 좋겠지만, 사실 그럴 수는 없는 게 현실입니다.
예를 들어, 중간고사 100점을 목표로 또는 10점 상승을 목표로 매일 일정 시간 공부했지만, 시험 결과가 원하는 목표만큼 나오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때, 노력한 과정에서 이루어낸 긍정적 결과를 찾아 격려해주고 지지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힘들고 피곤하지만, 매일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점, 스스로의 계획을 지킨 점 등 과정에서 찾을 수 있는 성취와 기쁨을 찾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가까운 부모나 친구, 선생님의 지지는 큰 역할을 합니다.
이 순간이 "난 역시 안돼"라는 감정으로 자기 효능감을 떨어트리느냐, 아니면, 그래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힘을 주느냐의 갈림길이기도 합니다.
딸냄이가 수학 학원에 다닌 지 한 달이 되었습니다.
한 달이 되어가는 시점에 계속 학원을 다닐 것인지 판단이 필요하다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저녁을 먹으며 이야기합니다. 처음엔 학원이 끝나면 조금 힘들고 지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어! 나도 할 수 있네,,, 하는 마음이 들었고, 지금은 나름 재미있다고 합니다.
한국에 들어오면서 딸아이는 수학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모두들 선행 (사실, 선행이라는 말도 모르고, 그저 다른 아이들은 중학 수학까지 다 했다더라... 하는)을 했다는데 나는 뒤늦게 할 수 있을까? 하는 뒤처짐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굳이 학원을 안 가도 될 것 같은데 학원에 보내달라는 요구를 들어준 데는 스스로가 갖는 그 두려움을 없애주고 싶었던 바람이 가장 컸습니다.
줄넘기를 해냈듯이, 영어를 잘 모르고 해외에 나갔는데 해냈듯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기 효능감을 수학이라는 과정을 통해 다시 한번 더 느끼기를 바랐습니다.
우리 모두 각자 저 벽은 정말 넘기 힘들겠다 싶었던 경우가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현재의 딸냄이에게 높고 넘기 힘들다 느꼈던 벽은 한국의 수학이라는 벽이었습니다. 조금 더 두고 봐야겠지만, 그래도 이 벽이 절대 깰 수 없는 벽은 아니구나 정도의 느낌은 갖는 것 같아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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