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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교육

사춘기 - 연예인 좋아하기?

주말 아침 딸아이가 침대로 와서 꼭~~ 해달라고 합니다.

 

“꼭~~”을 해달라는 건 딸아이와 저 사이의 표현으로 꼭 안아달라는 뜻입니다. 힘들거나 자기 기분이 안 좋거나, 아님 그냥 하루에도 몇 번씩 와서 “꼭~~” 해달라고 합니다.

언제까지 이걸 해달라고 할까 하는 마음에 가능한 꼬옥 안아줍니다.

 

꼬옥 안아주며 분위기를 살피는데 아침부터 뭔가 기분이 안 좋아 보입니다.

무슨 일인가 싶어 살포시 물어보니, 친구 때문에 기분이 상한 것 같습니다.

 

요지는 이렇습니다. 

 

딸아이는 주만지를 재미있게 보고 난 후, 드웨인 존슨 배우를 좋아합니다. 해외에 있는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는 왓츠앱 상태 표시 메시지에 드웨인 존슨이 코로나 19에 감염된 내용을 적은 모양입니다. 정확히 뭐라고 적었는지 문구 하나까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설명으로는 드웨인 존슨이 어린 딸이 있어, 마스크 착용도 적극 권장하고, 본인도 모범적으로 착용하면서 조심하는 생활을 했다는데도 코로나에 걸린 것을 보니 조금 놀랍고 걱정스럽다는 표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글귀를 본 해외에 있는 외국인 친구가 연예인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뉘앙스의 메시지를 보내온 모양입니다. 연예인이란 직업이 자신을 노출하면서 인기를 얻는 것이고, 그에 따른 부를 얻는 대신, 그만큼의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딸아이는 드웨인 존슨이 어린 딸이 있어, 생활 측면에서도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신경 쓰며 노력한 사람인데 걸렸다고 하니, 정말 우리 누구나 걸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 걱정도 되어 적은 글귀라고 설명을 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친구는 연예인에 대한 관심은 어리석은 행동이라는 뉘앙스로 얘기하며, 본인은 캐나다에 와서 많은 것을 느끼고 좋게 변했다는 식의 말을 한 것 같습니다.

 

싸우기 싫어 각자의 생각을 존중하자고 마무리를 했으나, 친구의 말로 아침부터 기분이 언짢아져 침대에 있는 제게 와서 어리광을 부린 것 같았습니다.

 

아마도 그 친구는 자신만의 생각과 가치관을 형성해 가면서 연예인에 대한 관심이나 동경은 별로라 생각하는 것 같고, 저희 딸은 연예인에 관심 갖고, 좋아하고, 관련 기사를 보는 아이입니다.

 

그 사이에서 작은 이견이 있었던 것 같고, 딸은 친구로부터 비난받는 것 같아 기분이 안 좋았던 것이겠지요.

 

그 친구처럼 어떤 사람은 연예인에 관심이 없을 수 있고,

딸처럼 어떤 사람은 연예인을 좋아하고 관심 가질 수 있다고…

 

그게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라고.

다만, 그 다름을 서로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고.

 

연예인을 좋아하든, 친구를 좋아하든…

자신의 중심이 바로 서 있다면,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다양한 관심거리들은 충분히 삶에 활력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자신의 중심을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사춘기 소녀들은 작은 일로 기분이 오르락내리락합니다.

이걸 매번 조곤조곤 설명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닐 때도 있습니다. ^^

 

소녀들의 사소한 충돌을 재미있게 보셨기를 바랍니다. ^^

다음날 두 소녀는 맘 상했던 일은 없었던 듯, 또 다른 주제로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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