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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실내에서 신발을 벗고 지내는 우리 문화

아시아 문화권에서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집 안에서 신발을 신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페인은 다른 서구권 나라들처럼 신발을 신고 집 안으로 들어갑니다. 

 

저희는 스페인에서 지내는 동안, 당연히 현관에 신발장을 준비하고 신발을 벗고 지내는 우리 방식 데로 생활을 했습니다.

대신 손님을 위해 슬리퍼를 준비해 놓았습니다. 신발을 벗는 게 익숙하지 않은 방문자에게 신발 벗는 것도 어색한데 슬리퍼도 없이 바닥을 밟으라 하면 많이 어색해하는 것 같아 준비했습니다.

 

어느 날 딸아이 스페인 친구가 놀러 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집 안에서는 신발을 벗고 지낸다고 설명을 해주었고, 딸아이 친구는 신발을 벗고 놀다 갔습니다. 

 

그 친구 가족과 나름 자주 왕래하며 지내다보니, 딸아이 친구 부모님도 아이를 데리러 왔다가 집 안에 방문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이러저러한 우리 문화를 설명하니, 신발을 벗고, 슬리퍼를 신고 들어와 주었습니다. 

 

그러다 몇 개월 후 저와 딸아이가 그 스페인 친구 집에 방문을 했는데, 현관 앞에 신발이 놓여 있었습니다. 신발을 벗고 지내냐고 물으니, 신발을 신지 않는 게 실내 먼지도 적고 좋은 것 같아 가족끼리는 신발을 벗어두고 지내기 시작한다고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저희도 그래서 신발을 현관 앞에 벗어두고 들어갔습니다. ^^

무언가 좋은 우리네 문화가 전파되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저희가 스페인에서 한국으로 들어오기로 결정된 후, 집주인이 다음 세입자를 구하기 위해 사람을 데리고 제가 살던 집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집주인이 방문자에게도 양해를 구해 신발을 벗고 들어와 구경을 하면서, 실내에서 신발을 신지 않고 지내기 때문에 집이 깨끗하고 깔끔하게 사용되었다는 식으로 설명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동양인에게 집을 세주면 깨끗하게 사용해서 좋아한다는 소리를 듣긴 했는데, 설명하는 소리를 들으니 정말 그런 부분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코로나 19 사태에서 유럽이나 미주권 사람들이 마스크 사용을 어색해 하는 것처럼, 신발을 벗는 것도 굉장히 어색하고 불편해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경험을 해보면 그 장점을 느끼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신발을 벗는 것은 우리나라만의 문화는 아니지만, 실내를 쾌적하게 유지하기에 좋은 방식이란 생각이 듭니다.

 

문화 차이고 서로 다른 부분이지만, 개인적으론 집에선 신발없이 지내는 게 역시 익숙하고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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