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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스페인 겨울 - 따뜻한 바깥, 추운 실내

제가 지난번 스페인 10월 날씨에 대해 올렸습니다. 제가 쓰는 내용의 기준은 마드리드 기준입니다.

 

지난번 소개한 데로 한겨울에도 영하로 기온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스페인에 간 첫 해에는 겨울 패딩은 꺼내지 않고 보냈던 것 같습니다. 기온이 낮더라도 햇빛이 쨍하게 나는 날씨에는, 체감상으로는 꽤 춥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다만, 실내에서 생활할 때 느끼는 부분은 또 다른 것 같습니다.

 

우리는 온돌이라는 시스템으로 바닥 전체가 따뜻해지고, 밖이 추워도 집 안으로 들어가면 따뜻한 기운을 느끼게 되는데, 온돌이 아닌 난방 시스템은 그런 따뜻함을 느끼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스페인은 겨울이 많이 춥지 않아 그런지, 우리나라처럼 이중창이나 이런 기본 건축 사양이 좀 다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난방 시스템도 공기를 데우는 라디에이터 방식이 많습니다. 물론, 최근에 건축하는 집들은 바닥 난방을 설치하는 경우도 있고, 창문도 이중으로 하고 변화도 많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제가 살던 집은 오래된 집이라, 창문도 이중창이 아니었고, 창문 사이 틈새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일명 뽁뽁이라고 하는 비닐을 사서 창문 유리창에 붙이고, 창문 틈새를 막아주는 테이프도 붙였었습니다. 그런데도, 라디에이터를 통해 공기를 데우는 시스템은 집 전체를 따뜻하게 느끼게 만들기는 어려움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온돌을 통한 난방은 천천히 데워지지만 식는데도 시간이 걸리는데, 공기를 데우는 방식은 공기가 금방 식기 때문인지 따뜻함이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호텔이나 이런 곳처럼 전기세 걱정 없이 상업용으로 난방을 넉넉하게 하는 곳은 또 다를 수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집에서는 그렇게 난방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난방을 하는 경우, 실내가 너무 건조해서 지내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집에 있는 동안 아무리 덧옷을 입고, 수면양말을 신고, 슬리퍼를 신어도, 으슬거리며 춥게 느껴지는 것을 없애기 힘들었습니다. 차라리 밖에 나가 햇빛 아래 있는 게 몸을 더 따뜻하게 풀어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는 학교 가고, 남편은 출근하고, 저 혼자 집에 있는 경우, 점심에 라면을 정말 많이 끓여 먹었습니다.

 

으슬한 느낌의 한기를 없애는 데는 얼큰한 라면이 최고란 느낌이었습니다. 제 인생에서 스페인에서 보낸 겨울이 라면 소비가 가장 많았던 시기란 생각이 듭니다. ^^

 

제가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좀 더 그런 면도 있지만, 주변 지인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바깥보다 오히려 집 안에서 더 춥게 느껴지는 느낌은 대부분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그다지 춥지 않은 기온의 겨울을 나면서, 집에서는 항시 춥다는 말을 달고 살았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은 온돌 난방 시스템을 적용하는 신축 건물들이 스페인에도 늘고 있다고 하던데, 우리 온돌 시스템이 좋다는 것을 해외에서 느끼고 왔습니다.

 

올 해는 바깥은 추워도, 실내는 따뜻한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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