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예비소집일
딸아이가 3월 중학생이 되는데, 예비 소집이 있었습니다.
체육복도 사야 한다고 해서, 같이 가야겠다 생각했는데, 친구와 가겠다고 해서 그러라 했습니다. 이젠 가능한 부모가 아닌 친구들과 다니고 싶은 나이구나 싶습니다. 한편으론 많이 컸구나 싶은 것이 대견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점점 혼자 독립해가는 시간을 받아들여야 하는 때구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그래도 조금 게으르고 알아서 하겠지 하는 제 성격 탓에 같이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편하다 느껴지는 부분이 조금 더 큰 성향이라 다행이다 싶기도 합니다. ^^
중학교 예비소집일 하는 일
예비소집일 관련 안내에는 당일 체육복 구매를 해야 하며, 임시로 배정된 반에서 교과서를 배부받고, 입학식 연습을 한다고 안내되어 있었습니다. 교과서를 받아야 하니 가방을 가지고 오라고 했는데, 빈 가방으로 왔습니다. 그러면서, 교과서는 입학식 날 준다고 했다고 합니다.
반 배정도 실제 반 배정은 다시 한다고 했는데, 그냥 임시 배정된 반이 본인 반으로 결정되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원래 진행하던 방식에 따라 안내를 했는데, 코로나 19 상황으로 변경된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이는 간단하게 제출할 서류 제출하고, 입학 관련 안내를 받고, 체육복을 사들고 왔습니다.
아이가 받아온 서류가 2장인데 하나는 입학식 시간 등 간단한 전달사항이고, 다른 하나는 "저를 소개합니다"라는 제목의 서류입니다. 학부모 전달사항 용지에 "저를 소개합니다." 조사 항목은 아이의 일상과 마음 건강을 파악하여 아이들을 이해하고 지도하는데 도움받고자 하는 자료이므로, 아이가 직접 솔직하게 작성할 수 있도록 부모님의 개입을 최소화해주면 좋겠다는 안내 사항이 있습니다.
도대체 어떤 내용을 조사하기에 저런 문구가 안내되었는지 궁금했는데 아이가 작성 후 보여주길래 항목을 봤습니다.
하나하나 기억은 안 나지만, 대략 기억나는 것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학부모와의 친밀도.
▶ 하루 일과 (몇 시에 자고 몇 시에 일어나는지. 학교 끝나고 어떤 활동을 하는지.)
▶ 좋아하는 과목은 무엇이고, 싫어하는 과목은 무엇인지.
▶ 자신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지.
▶ 본인의 장래 희망은 무엇이고, 부모가 바라는 장래 희망은 무엇인지.
▶ 코로나 이후 바뀐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 중학교 생활에 걱정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대략 이 정도의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코로나 이후 바뀐 점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아이의 답변이 "집순이가 되었다."라고 적혀있어 빵 터져 웃느라 다른 것은 잘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ㅠㅠ
이런 조사가 그저 요식 행위로 끝날지, 정말 선생님이 관심 있게 보시고 아이들과의 관계 형성에 참고하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각양각색이겠지요.
아이의 담임 선생님이 좋은 분이셔서 안내 문구에 적힌 내용처럼 아이들의 일상과 마음을 이해하고, 건강하고 친밀하게 지도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생깁니다.
사춘기 즈음에는 선생님의 영향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저도 되돌아보면, 중학교 때 생물 선생님이 수업도 너무 재미나게 가르쳐주시고, 유머러스하셔서 생물을 정말 열심히 공부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어느 시기나 선생님의 역할은 중요하지만, 사춘기 시절에는 좋아하는 과목에 영향을 줄만큼 영향이 더 큰 것 같습니다.
아이가 새롭게 시작하는 생활이 좋은 선생님, 친구들로 인해 즐겁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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