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 - 디지털 시대, 굳이 읽어야 하나?
EBS 특별기획, 총 6부로 이루어진 문해력에 대한 다큐멘터리입니다. 5부 '디지털 시대, 굳이 읽어야 하나요?' 편입니다.
'디지털 시대, 굳이 읽어야 하나요?'라는 소제목을 참 잘 지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책 외에 오디오북, 동영상 등 여러 매체가 있고, 다양한 온라인 매체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디지털 시대에 굳이 책을 읽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무엇일까요?
누구나 예상하듯 '읽어야 합니다.'라고 말합니다.
아주 직관적이고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동일한 콘텐츠를 글로 읽고, 오디오북으로 듣고, 동영상으로 보는 상황에 뇌의 활성화 정도를 살펴보는 실험을 하였습니다.
빨간색 표시가 뇌가 많이 활성화된다는 의미인데, 아래 그림에 보이는 것처럼, 글로 된 것을 읽을 때 뇌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사고를 통제하고 조절하는 뇌의 발달을 위해서는 글로 된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결론입니다.
해당 회차는 중학생 학생들이 대상이었습니다. 한 남학생의 아침 모습으로 프로그램이 시작합니다.
새벽 6시에 일어나자마자 컴퓨터 게임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약 3시간 경과 후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자 게임을 할 때와는 다르게 졸리고 피곤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온라인 수업이 끝나자 게임 관련 동영상을 봅니다.
몇몇 다른 학생들도 인터뷰를 하는데 중3인 학생이 중학교 들어와 책을 한 권도 안 읽었다고 계면쩍게 답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책을 거의 읽지 않는 4명의 학생들과 함께 선생님이 한 학기 동안 '책 함께 읽기'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제일 먼저 서점에 가서 아이들에게 각자 보고 싶은 책을 고르라고 합니다. 아이들은 처음엔 책 고르는 것도 어색해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오랜 고심 끝에 각자 책을 고릅니다. 그중에는 게임 내용을 소설로 만든 책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함께 모여서 이야기 나누는 과정을 진행합니다. 처음엔 학생 각자의 관심 사항도 다르고, 책 읽기도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이라 책을 읽고 의견 나누는 과정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과정을 반복하면서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 프로젝트 과정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읽은 책에 대해 학생들이 문제를 내고, 선생님이 맞추는 과정이었습니다. 교실에서와는 반대의 입장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선생님을 골려 줄 생각에 재미있어하며 문제를 냅니다. 문제를 내기 위해서는 나름 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부분을 이용한 접근인 것 같습니다. 처음엔 단순하게 암기성 문제를 내던 아이들이 프로젝트 후반에는 생각을 필요로 하는 깊은 문제를 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한 학기의 함께 읽기 프로젝트 종료 후 게임이 제일 재미있는 일인 줄 알았는데, 글을 읽는 것도 재미있다는 것을 알았다는 인터뷰 내용이 나오는데 꽤나 인상적입니다.
사춘기 딸이 있는 입장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프로그램 중간에 보면, 예전엔 게임을 그저 내가 혼자 컴퓨터로 하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친구들과 온라인에서 만나 게임을 하는 것이라 친구들과 노는 행위이기 때문에 막기 어렵다는 인터뷰 내용이 나옵니다.
사춘기는 또래와의 소통과 공감이 제일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렇다 보니 친구들에게 영향받고, 친구들과 소통하고 공감하기 위해 비슷한 관심 사항을 갖으려 합니다.
이제 중학교에 입학한 딸의 모습도 보면, 본인이 새롭게 생기는 관심과 더불어 아이들과의 소통과 공감을 위해 연예인, 게임, 웹툰 등에 대한 관심을 보입니다. 이렇게 또래 문화에 맞추다 보면 관심이 다른 곳으로 가고, 책 읽는 것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사춘기인 아이를 어느정도까지 이해하는 것이 좋을지 늘 고민하게 됩니다. 본래 책을 잘 읽고 좋아했던 아이니 점차 중간점을 잘 찾아가겠지 하는 맘으로 보고 있지만 그래도 염려되는 부분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친구와의 소통을 위해 다른 것에 관심이 많고, 그게 재미있다고 느껴지는 아이에게 책을 읽어라 강요하면, 좋아했던 책 읽기를 싫어하게 될까 염려되는 부분이 있고, 그렇다고 그냥 두자니 책 읽는 습관을 다 잃을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책을 읽는게 필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아이에게 강요하지 않고, 또래 문화에 어울리는 것을 인정하며 균형을 잡기가 어려워 다른 부모님들도 고민하고 계신 것 아닐까 싶습니다.
게임 외에 글을 읽는 것도 재미있다는 것을 알았다는 학생의 인터뷰처럼 많은 아이들이 책 읽기에 관심을 갖고 재미있어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좋을 것 같은데, 참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EBS 당신의 문해력 5부: 디지털 시대, 굳이 읽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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