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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일상을 보내며

할머니

영화 '집으로'에 출연하셨던 김을분 할머니께서 별세하셨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영화 '집으로'는 재미있게 그러면서도 슬프게 봤던 영화입니다.

 

영화 '집으로'

영화 장면 중에 손자로 나오는 배우 유승호씨가 먹고 싶은 요리로 머리 위에 닭 벼슬 흉내를 내며 프라이드치킨을 먹고 싶다는 장면이 나옵니다.

 

말을 못 하시는 할머니는 손자가 닭이 먹고 싶다는 것을 알아채시고 뽀얀 백숙을 만들어 오십니다. 철없는 손자는 튀긴 닭을 먹고 싶다고 했지, 이렇게 물에 빠진 닭을 먹고 싶다고 했냐고 투정을 부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철없는 모습일 수 있지만, 워낙 어린 7살 꼬마의 모습이라 닭 요리를 바라보는 시골 할머니와 서울 손자의 생각 차이가 귀엽게 보이고 웃겼던 장면이었습니다.

 

서울에서 시골에 온 손자는 처음에는 시골 생활을 많이 답답해하고, 할머니에게 투정도 많이 부리지만 나중에는 할머니와 깊은 정을 나누게 되는 영화로 마지막에는 뭉클해지는 영화입니다. 

 

저도 할머니와 함께 살았습니다. 설에는 만두를 빚고, 추석에는 건포도 송편을 빚으며, 할머니가 해주시는 음식을 먹고 자랐습니다. 그렇게 자란 터라 이 영화는 할머니를 생각나게 했던 영화였습니다.

 

제 할머니도 머리를 쪽 지으셨고, 키도 작으셨는데 그런 모습이 많이 비슷하다 느끼지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할머니 생각이 나며, 감정이 더 이입되어 영화 막판에는 울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할머니의 따뜻한 정을 느끼게 해 주신 김을분 할머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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