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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일상을 보내며

이혼을 결정하게 되는 근본 이유는 무엇일까?

티스토리에 빌 게이트 이혼 관련 글이 여럿 보이기에 하나를 읽어 보니 정말 빌 게이츠 부부가 결혼 생활 27년을 마무리하고 이혼하기로 했다는 내용입니다.

 

앞으로도 재단 활동 등은 함께 하지만, 부부라는 관계는 정리한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 저녁 식사 자리에서 아이가 우리나라 사람들도 이혼 후 서로 왕래를 하고 잘 지내는지에 대한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하다 그 질문이 나왔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납니다.

 

요즘엔 변화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제가 아는 선에서는 이혼하면 거의 연락 안 하고 지내는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대부분 이혼을 결정하기까지 참아내는 시간이 긴 편이고, 그 과정에 둘 사이의 관계가 굉장히 안 좋아지는 경우가 많아 이혼 후 왕래를 하며 친구처럼 만나는 경우는 별로 못 본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에 반해 미디어를 통해 본 모습이나 잠시 해외에서 지내며 본 경우들을 보면, 우리와는 좀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그리고 평상시, 부부가 함께 부부만의 시간을 보내는 방식도 사실 차이가 있다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부부만 저녁 외식을 하러 나가며 아이들을 보모나 친구 집에 맡기는 경우들이 꽤 있었습니다. 저는 되돌아보면, 가까이에 부모님이나 친척이 없기도 했지만 둘만 나가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생각 자체를 못했던 것 같습니다. 제 기억에 근로자의 날이 유일하게 낮에 아이 없이 둘이 보낼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나마 점심 먹고 잠시 볼 일 보면, 금방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아이를 데리러 가야 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부부만 외출하고 시간을 즐기는 모습을 보며, 나는 미처 생각도 못했지만 저런 시간을 갖는 것도 좋겠구나 하는 느낌이 들긴 했습니다. 부부라는 관계도 노력이 필요하긴 하니까요. 

 

사람 사이의 관계라는 것이 다 제각각이고 어느 것이 정답일 수는 없는 문제이기에, 꼭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는 없겠지만 다양한 방법을 이해할 필요도 있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하지만 한 편으론, 아이가 있는 부부가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아서 헤어진다는 것이 어떤 것일까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해외에서 지낼 때 부모가 이혼을 해서 일주일 단위로 아빠 집, 엄마 집을 왕래하며 지내는 딸아이 친구가 있었습니다. 딸아이 말에 따르면 각자 부모님 집에 가도 부모님은 바빠 잘 보지 못하고 주로 언니들과 보낸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실 그런 경우는 각자 부모 욕심에 아이에게 너무 힘든 생활을 하게 만드는 것 아닌가 싶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내부 사정을 모르니 뭐라 단정할 수는 없지만,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을 봤을 때는 차라리 아이가 한쪽 집에서 안정적으로 지내고, 휴가 때나 연휴 같은 시간에 다른 쪽 부모와 함께 시간을 여유 있게 보내는 것이 아이 정서에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혼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서로 너무 힘든 관계를 유지하느니 차라리 이혼을 하는 것이 모두에게 더 건강한 삶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혼은 이혼을 하는 본인이 가장 힘든 일이지 그것으로 주변에서 뭐라 비판할 일은 전혀 아니란 입장입니다.

 

우리나라도 황혼 이혼이 기사화된 적이 있는 것을 기억합니다. 제 기억에 아이들 결혼에 흠이 되지 않으려 자식 결혼까지 기다렸다가 결혼을 시키고 이혼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경우는 사실 억지로 버티다 보니 오랜 기간 결혼 생활을 유지하다 이혼하는 상황인 것이지요.

 

빌 게이츠 부부는 그런 경우는 분명 아닐 텐데, 27년을 살고 헤어지자는 결정을 하게 된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싶은 생각이 들며, 부부라는 관계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부부 사이의 일은 아무도 모른다는 말이 있듯이,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요.

 

제가 2005년에 결혼했으니 결혼한 지 16년 정도 된 것 같은데, 저보다 10년은 더 함께 세월을 보내고 헤어진다는 것이 참 쉽지 않은 일일 텐데 말입니다.

 

날이 흐려 센치한 아침이라 그런지 기사를 보며 부부, 이혼, 이런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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