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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일상을 보내며

갑작스러운 만남. 그래서 더 반가움

점심이 다 되어갈 무렵 사촌 동생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미처 생각 못하고 왔는데 생각해보니 제가 사는 동네 근처라 전화를 했다는 것입니다. 갑작스럽지만 시간이 되면 얼굴을 보고 안되면 목소리나 듣자 하는 마음으로 연락했다는 것입니다. 코로나19로 거의 집에 있는 상황이니 당연히 저는 집에 있었습니다.

 

가까이 살지 않는 데다 코로나19로 인해 얼굴을 보지 못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근처에 왔다고 해서 차라도 한 잔 마시려고 급하게 준비를 하고 딸내미하고 나갔습니다. 사촌이 여럿 있지만 그중에서 제일 가깝게 지내는 사촌 동생입니다. 사촌 동생은 딸 하나, 아들 하나인데 특히 딸아이는 제 딸내미가 어렸을 때 같이 만나 놀기도 하고 그랬었습니다. 사촌 동생도 마침 딸내미를 데리고 와있었습니다. 제가 결혼을 늦게 한 탓에 제 딸내미는 중학생이지만 조카는 대학생입니다. 

 

제 딸아이와 조카는 오랜만에 만나 처음엔 조금 어색한 것 같더니 예전에 만났던 기억을 되살리고, 같이 좋아하는 방탄소년단을 매개체로 금방 둘이 수다 떨며 편해지더군요. ^^ 저희가 스페인에 나갔다 와서 한 5년은 서로 보지 못했는데 다행히 어릴 때 봤던 기억이 크게 한몫한 것 같습니다. 

 

한 녀석은 이미 대학생 성인이고 딸내미도 나름 중학생이라고 앉아서 수다 떠는 시간이 가능하더군요. 예전 같으면 지루하다 했었을 텐데 말입니다. 그래도 중간에 조카와 딸내미는 주변 구경한다고 잠시 자리 비우고 저와 사촌 동생은 오랜만에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갖을 수 있었습니다.

 

벨라스케스 '시녀들'을 모티브로 한 브로치

제가 스페인에서 오면서 선물로 주려고 사온 브로치를 아직도 주지 못하고 있었는데 깜짝 만남 덕에 줄 수 있었네요. 

 

이 브로치는 스페인의 유명 화가 벨라스케스의 작품 '시녀들'을 모티브로 한 브로치입니다.

 

사촌 동생이 수공예 인형도 만들고 염색에도 관심이 있기에 좋아할 것 같아 사 가지고 왔는데 만나지를 못해서 전달을 못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줄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미리 약속해서 만나는 만남도 만나는 순간을 기다리는 시간들이 좋지만, 이렇게 생각하지 못했는데 갑작스레 만나게 되는 것도 또 다른 반가움을 갖게 하는 것 같습니다.

깜짝 선물같은 느낌이랄까요. 

 

조카도 제 기억에는 학생의 모습으로 남아 있는데, 어느새 대학생이 되어 의젓한 모습도 있고, 

20대 초반의 푸릇푸릇한 모습도 있더군요. 그러면서, 주말엔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며 제법 대학생 같은 모습도 보이고요. ^^ 정말 세월의 빠름을 조카들을 보면 느끼게 됩니다. 

 

20대 여대생, 10대 여중생과 함께 하는 시간은 또 다른 재미난 이야기들이 있는 재미난 시간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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