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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싱가포르 집 렌트 - 10일 정도 살아보고 느낀 점

싱가포르 집 렌트 계약, 그리고 이사 후 약 10일 정도 살아보고 느낀 점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7월 25일 이사를 시작해 이틀에 걸쳐 짐을 풀고, 부족한 수납공간을 정리하고, 대강의 정리가 어느 정도는 되어갑니다.

아직 소소한 물건들이 자리를 못 잡고 흩어져 있지만 그래도 처음 상황에 비하면 살만한 수준으로 정리가 되었습니다.

 

처음 집을 구하기 전 인터넷을 통해 사람들이 찾는 조건을 보며 저도 고려하려고 메모장에 조건을 기입했었습니다.

  • 신축 (10년 이내)
  • 아이 학교 버스 정류장 
  • MRT 인근(도보 5분 이내 또는 가림막 여부)
  • 수영장
  • 바퀴벌레
  • 고층
  • Partially furnitured
  • 주변에 슈퍼 등 편의 시설
  • 서향 제외

집을 보러 다니면서 보니, 신축과 구축의 내부 상태가 차이가 많이 나긴 하더군요. 인테리어적인 측면에서 깔끔하고 밝고 모던한 느낌인 것은 당연하지만 구조적인 차이가 있었습니다.

 

주방이 구축은 대부분 문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반해 신축은 거실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구조인 점이 우리나라 아파트 구조와 더 유사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신축은 dry kitchen, wet kitchen 식으로 구분해 부르면서 dry kitchen 부분은 거실과 연결되는 식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dry kitchen 영역에는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테라스 공간이 신축은 대부분 넓고 멋지게 설계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우리와 달리 테라스 공간이 집의 넓이에 포함된다고 하더군요. 그렇다 보니 같은 넓이의 집이라도 테라스가 넓게 빠진 경우, 방의 개수가 줄거나 사이즈가 작은 편이었습니다. 짐이 많은 제 경우에는 짐을 놓은 공간이 부족해져 테라스 공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짐이 없는 경우라면, 유용하고 분위기 있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동산 에이전트 말에 따르면 테라스 공간을 보는 시각이 동서양 다르다고 하더군요. 대부분의 서양인들은 차 마시고 식사하는 공간으로 생각하고, 동양인들은 빨래 널고 물건 놓는 공간으로 바라본다는 차이를 설명해 주는데 공감되었습니다.

 

 

여러 집들을 보았지만, 결론적으로 저는 신축을 선택하지 못했습니다.

일단은 한국에서 오는 짐을 넣을 수는 있어야 하기에 최소 필요한 공간이 있었고,

싱가포르의 날씨를 고려하면 아이의 학교 버스 정류장 접근성이 무척 중요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최소 얼마 이상의 공간, 아이 버스 정류장,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월세 가격에 우선순위를 두고 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조건들을 함께 고려하다 보니 결국 선택은 구축이 된 셈입니다.

 

그래도 신축이 아닌 것을 제외하면 고려했던 조건의 많은 부분을 만족하는 셈입니다.

  • 아이 버스 정류장 - 매우 가까운 거리
  • MRT 인근 - 도보 거리 내
  • 수영장 - 신축에 비해 사이즈도 작고 그다지 이쁘지는 않지만 있기는 합니다.
  • 바퀴벌레 - 에이전트 말이 이건 선택하기 어렵고 관리의 문제라 하기에 pest control 서비스로 대응
  • 고층 - 고층
  • Partially furnitured - 주방 가전만 있는 집
  • 주변에 슈퍼 등 편의 시설 - 도보 거리에 슈퍼, 식당이 있는 몰 존재
  • 서향 제외 - 동향(거실 기준), 북향(안방, 방 1 기준)

 

입주해 살아보니 집을 뷰잉 할 때 주방에 에어컨이 있다는 부분과 서향이 아니라는 부분을 자주 언급한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제가 이사 온 집은 구축으로 주방이 문으로 거실과 분리되어 있는 구조이고, 주방 문 바로 위에 거실 쪽으로 에어컨이 달려 있습니다. 주방 문을 열고 생활하면 공기가 순환되어 주방이 그리 덥지 않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덥습니다. 게다가 가스레인지를 사용하면 정말 땀이 납니다. 가능하면 음식을 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가능하다면 주방에 에어컨이 있거나 거실과 연결된 구조 (Dry kitchen이 있는 구조)의 집이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해가 확실히 센지 해가 비쳐 들어오면 뜨겁다는 느낌이 듭니다. 동향으로 해가 들어오는 거실과 북향 방이 에어컨을 틀지 않았을 경우, 공기의 느낌이 다르다고 느껴집니다. 지는 서향의 해를 계속 받아야 하는 경우 실내 공기가 더워질 것 같습니다. 사실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서향을 그리 피하지 않는 경향이 늘고 있는데 싱가포르는 피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주변 편의 시설 역시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마트 등 온라인 서비스가 잘 되어 있어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하는 경우도 봤는데, 살아보니 꽤 중요한 것 같습니다. 급하게 뭔가 사야 하거나, 간단히 요기를 때우거나, 어떤 서비스가 필요할 때 가까운 곳에 몰이 있으니 편리하더군요.

 

저도 비자 처리를 위해 프린트를 할 일이 있었는데, 해외 이사하면서 문제가 생겼는지 프린트가 안되더군요. 급하게 출력해야 해서 찾아보니 근처 몰에 있는 문구점 같은 곳에서 프린트 서비스를 해주더군요. 

 

현지 생활에 익숙해지면 달라질 수 있겠지만, 초반에 정착하는 시기에는 대형몰이 있으면 특히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나중에도 가까이 있으면 좋긴 하겠지만요. 

 

그리고 도보 거리라는 기준이 제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와 조금 달라진 느낌입니다. 아직 이곳 날씨에 익숙해지지 않아 더 그럴 수 있긴 하지만, 도보로 갈 수 있다고 느껴지는 거리가 훨씬 짧게 느껴집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도보 10분 이내 지하철 역이 있으면 굉장히 가까운 거리라고 느꼈다면, 이곳은 도보 5분 이내 정도여야 걸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나중에는 그래도 기온이 조금 내려간다고 하니 그때가 되면 어떨지 모르겠는데, 제가 처음 지내고 있는 현재 7, 8월 기준으로는 5분 이상은 걷기 힘들어 보입니다. 물론 여름을 힘들어하는 제 기준이긴 합니다.

 

조건을 만족하는 신축에 살 수 있으면 참 좋을텐데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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