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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교육

국제학교 학부모 참여 수업

사진 정리에서 나온 잡채 사진이 스페인에 처음 갔을 때 적응하던 시절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그때 우리가 어떻게 지냈었는지 떠올려보니 재미난 일들이 많았다 싶습니다. ^^

 

스페인은 9월 학기제라 9월부터 다음 해 6월까지가 한 학년을 보내는 기간입니다.

아이가 스페인에서 학교를 1월부터 갔는데 1학년으로 들어갔습니다. 한국에서 1학년을 12월까지 거의 1년을 마치고 갔지만, 아이 생일이 10월이라 다시 1학년으로 배정을 받았습니다. 

 

보통 우리나라에서 9월 학기제로 이동하게 되는 경우, 3월부터 시작하는 우리나라 학사 일정과 달라 학기를 앞서가거나 다시 중복해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이때, 생일이 상반기인 아이는 한 학기를 앞서 가게 되고, 하반기 생일인 아이는 한 학기를 다시 중복하게 되는 상황이 생깁니다. 딸아이의 생일이 9월 이전이었다면, 2학년으로 가게 되었을 겁니다.

 

이 기준도 학교마다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제 아이가 다닌 학교는 9월 1일생 이후부터 나누었는데, 어떤 학교는 7월, 또는 8월을 기준으로 하기도 합니다. 고학년의 경우 영어 시험도 보고, 학년 배정을 위한 여러 변수가 있지만, 보통 저학년은 생년월일에 따라 배정을 받습니다.

일반적인 배정 규칙이 생년월일이고, 학부모 요구에 따라 평가를 거쳐 생일이 하반기여도 위 학년으로 가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상반기 생일인 학생이 아래 학년으로 가는 경우도 있기는 합니다. 아이의 영어 실력이나 적응 수준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아이와 부모가 판단해서 학교와 협의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딸냄이는 1학년으로 갔고, 그래서였는지 international food fair도 그렇고 학부모가 수업 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과정이 좀 있었습니다. 학년이 올라가서는 학부모가 학생들의 수업 내용과 결과물을 참관하고, 질문하는 행사는 매우 많았지만, 학부모가 직접 수업 시간에 발표하는 형식의 참여는 저의 경우 없었습니다. 

 

이 참여는 사실 영어 메일을 제대로 읽지 않고 회신하는 바람에 생긴 일이긴 합니다. ㅠㅠ

 

어느 날, 학교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메일이 왔습니다.

"My WORLD"라는 주제로 수업을 진행하는데 각기 다른 나라에서 오신 부모님들이 수업 시간에 와서 자기 나라를 소개해 주면 좋겠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면서 며칠부터 며칠까지 중 언제 가능한지 회신을 달라는 내용입니다.  

속으로는... 아 뭐 이런 걸 하라고 해... 영어도 어려운데... 어쩌지.... 하고 되뇌지만... 모두 하는 거면 할 수 없지 하는 맘으로 0월 0일이 괜찮다고 답을 회신했습니다. 

 

담임이 너무 좋다며... 감사하다며 회신을 해줍니다. 그런데 선생님의 감사 표현이 너무 감사하다는 느낌입니다.???

메일을 다시 자세히 읽어보고, 분위기를 살피니 꼭! 꼭!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었던 겁니다. ㅠㅠ

 

하지만,,, 후회해도 어쩔 수 없지요. 이미 주사위는 던져진 것을.

무슨 내용을 넣어야 할까? 너무 재미없어도 안 되고 아이들이 흥미를 느낄만한 들어봤을 법한 얘기를 써야 할 텐데....

 

고민 끝에 명절, 음식, 우리 인사말 정도의 기본 정보와 싸이, 김연아 등 유명 인물 삼성, 현대, LG 등 다니며 간판이라도 보았을 회사, 그리고 뽀로로로 PPT 장표를 열심히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싸이의 동영상 링크도 찾아 보여주고, 뽀로로 영어 버전을 찾아 짤막하게 틀어주기도 했습니다. 

의외로 삼성, 현대, LG 등이 우리나라 회사인 것은 잘 몰랐습니다. 회사 자체는 다 알던데 반해. ㅠㅠ

 

My World 학교 참여 수업시 "KOREA"  소개 자료

 

20여 명의 초등 1학년 학생들이 교실 바닥에 앉아 저만 바라볼 때의 그 긴장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뭐 우리말로 하라고 해도 긴장할 노릇인데, 영어로 해야 하는 그 상황은 사실 피하고 싶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되돌아 생각해보면, 잘했다 싶습니다.

아이에게는 잘하지 못하더라도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좋은 것 같고,

나 자신에게도 피하지 않고 도전하는 모습이 될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혹, 해외에 일정 기간 나가서 생활할 기회가 있으시다면, 피하지 말고 부딪혀 보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영어도 어렵고, 문화 차이로 인한 실수도 걱정되고, 온통 걱정되는 것 투성이지만 이왕 해야 하는 해외 살이라면 좀 더 적극적으로 경험해보시는 것도 좋은 기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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