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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일상을 보내며

되돌아본 육아

결혼을 조금 늦게 한 편이고, 아이도 결혼 후 3년쯤 지나 낳았습니다. (지금은 후회 중입니다. 일찍 낳아 일찍 끝냈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ㅠㅠ)

 

나름 30년 넘게 내 할 일 잘해오다 육아란 정말 뭘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는,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일이라 지금 생각해보면 약간 정신이 나간 상태로 지냈던 것 같습니다.

 

아기를 다루는 일이 제겐 너무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출산 휴가 3개월 끝내고 바로 출근했던 기억이 납니다.

출근은 육체적으로 힘들었지만, 정신적으로 일이 훨씬 편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이는 예민하기는 했어도 그렇게 힘들게 하는 아이가 아니었는데, 아이가 당연하게 표시하는 울음소리를 무척 부담스럽게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퇴근해 집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나름의 긴장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여유 있게 아기 때의 모습을 바라봐주지 못했던 것 같아 지금 되돌아보면 많이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 전 아이와 코로나 사태로 매일 같이 지내는 지금 이 시기가 우리 둘 사이에 제일 긴 기간인 것 같다는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물론 계속 같이 지내긴 했지만, 아이가 어릴 땐 제가 출근을 했고, 스페인에서는 제가 집에 있었지만, 아이가 학교에서 4시 넘어 하교를 하니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잠시 외출하듯 일주일에 한 번 학교 다녀오는 시간 외에는 둘이 계속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둘이 나눈 이야기입니다.

 

오늘 책을 정리하다 육아 관련 도서를 발견했습니다. 사실 제가 스페인에서 2월 말에 돌아와 다른 부분은 대충 정리가 되었는데, 책은 책장에 무작정 끼워넣기만 한 상태 그대로입니다. 제대로 정리를 안 해서 책을 찾다가 종류별로 분류하는 일을 조금 했는데 하면서 육아 관련 도서를 발견했습니다. 

 

되돌아보면, 아이가 돌이 될 때까지는 어찌할 바 모르는 상태 그대로, 그저 긴장된 맘으로 아이가 아프지 않게 잘 돌보는데만 집중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돌이 지나고 아이가 걷기도 하고 말도 하면서 아이 재롱도 제 눈에 보이고, 아이를 좀 편한 마음으로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아이의 심리, 뭐 이런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모양입니다. 모르고 실수하지 말고, 적어도 실수하더라도 깨닫고 고쳐가고 싶은 맘이었던 것 같습니다. 책 앞에 다 읽은 날짜를 기록하는 습관이 있는데 대부분 책에 2010년, 2011년 날짜가 적혀있습니다. 제 딸아이가 2008년 생이니 만으로 3살, 4살 즈음에 읽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단순하게 먹이고 재우고 씻기고 하는 단계를 넘어, 정서적 안정이 중요해지는 시기가 되면서 감정적, 심리적 부분에 대한 내용을 알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육아 관련 도서

 

너무 작아 불안한 아기는 아니고, 이제 말은 조금 알아들으며 좋다, 싫다 약간 어눌한 발음으로 말하는 3, 4살 나이가 전 제일 예쁜 것 같습니다. 지금 그때 당시 동영상을 보면, 제가 아이에게 말하는 톤이 지금과는 사뭇 다른 게 느껴집니다. 

 

책을 꺼내놓고 보니 '아이의 사생활', '부모와 아이 사이', '현명한 부모가 꼭 알아야 할 대화법' 등 이것저것 책을 꽤 열심히 보았네 싶습니다.  

그중 2011년 읽은 책 '현명한 부모가 꼭 알아야 할 대화법' 앞부분에 책 내용을 발췌하여 적어 놓은 문구가 눈에 띕니다.

 

"시계에서 눈을 떼고 눈으로 아이를 더 많이 바라보리라."

 

아마 아이를 돌보며,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 일을 처리하는데 더 집중했다고 느낀 것 같습니다. 회사일을 하면서 해야 할 일은 빨리 마무리지어야 하는 습관이 베인 터라, 아이와 함께할 때 발생하는 예상하지 못한 순간순간을 즐기며 느긋하게 바라보는 게 부족했을 겁니다. 책을 읽고 새롭게 다짐한 모양입니다. 

 

그런데 솔직하게 제가 저런 문구를 쓴 게 지금 기억나지 않으니 제대로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ㅠㅠ

 

읽었던 책 내용 중 얼마나 제가 실천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느 순간 목소리 톤도 바뀌고, 아이한테 욱하는 일도 많고, 독립을 빙자하여 나더러 어쩌라고 하는 자세로 키운 부분도 많습니다. 절 아는 가까운 사람이라면 아마 고개를 끄덕일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내가 무언가 잘못하면 미안하다 사과하고,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으며, 

내가 원하는 모습이 아니라 아이의 모습이 무엇인지 찾으며 키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육아 단계를 넘어 아이는 사춘기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아직 사춘기라는 큰 고비가 남아있고, 입시라는 단계를 거치면서 얼마나 바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까지의 관계가 깨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젠 사춘기 아이의 심리에 대한 책을 좀 읽어야 할 때인 모양입니다. ^^

"아이를 책으로 키웠어요."란 느낌이 들지만... 모르면 배우며, 반성하며 키워야지 별 수 있나 싶습니다.

 

저도 엄마가 처음인걸요. 

 

혹 저처럼 육아가 힘들다 느껴지는 분이 계시다면 힘내십시오.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그래도 적응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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