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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교육

연예인 좋아하는 아이를 바라보는 나의 느낌

지금 초등 6학년 딸아이는 올 초 한국에 들어오기 전에는 우리나라 가요를 잘 몰랐습니다.

스페인에서 지내는 동안 친구들이 대부분 팝 가수를 좋아하고, 주변에서 들리는 노래들이 팝이니 그쪽 분야 노래와 가수를 더 많이 알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한국으로 들어올 일정이 잡히면서 아이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아이가 한국에 돌아와 친구들이 말하는 인기 유행어나 연예인이 누구인지 정도는 말이 통하게 알아두는 것도 필요하겠다 싶어 그냥 두었습니다. 그래도 그때 당시에는 학교를 다녔고, 친구를 만나거나, 운동을 하거나 외부 활동이 많았기에 영상 매체를 볼 시간은 별로 없었습니다.

 

올 초 한국에 들어와 이런저런 음악도 듣고, 예능 프로그램을 거의 매일 한 회씩 섭렵하듯이 보더니 약 6개월이 지난 지금은 저보다 줄여서 표현하는 약어도 더 잘 아는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어제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냉삼"이라고 나와 "냉삼"이 뭐냐고 물으니 냉동 삼겹살이랍니다. --;;

 

이렇게 여러 프로그램과 음악을 듣더니, 딸아이는 BTS 팬이 되었습니다. 장만해준 핸드폰의 배경 사진도 BTS 관련된 내용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어제는 BTS 멤버들을 캐릭터로 표현한 그림이라며, 이미지를 출력해서 종이에 덧붙인 후 거실 창에 대고, 비쳐지는 밑그림을 따라 그리기까지 합니다. 눈으로 보고 따라 그리기는 어렵다 판단하고, 대고 따라 그리려 머리를 굴린 겁니다. 열심히 외곽선을 따라 그리고 색칠을 하더니, 자기 방에 떡 붙여놓았습니다. ^^

 

BTS 캐릭터 이미지

각 가수들의 본명은 말할 것 없이, 음악을 들으며, 어떤 노래가 몇 년도에 나왔는지, 언제 무슨 상을 받았는지 등 줄줄 나옵니다.

 

본인이 해야 할 일을 다하면 나머지 시간은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그냥 두기는 합니다. 하지만, TV를 보더라도 본인에게 주어진 시간 내에 봤고, 코로나로 매일 같이 보내는 제가 거슬리지 않을 만큼 본 것 같은데 어찌 그리 줄줄 외우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합니다. ^^

 

사실 전 무언가에 깊게 빠져본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해야 할 일을 평균 수준 이상으로 두루 하는 편이지만, 뭔가에 깊게 빠져 본 기억이 별로 없는터라 가끔은 이점이 나의 부족한 부분일 수 있다는 생각도 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뭔가 깊게 빠지고, 짧은 시간 내에 빠르게 흡수하는 아이를 보며, 저와는 다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리고 그 다름이 지금의 저는 좋게 보입니다. 하지만, 제가 어느 선까지 아이를 그냥 보아 넘길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느 순간 저래도 되나 하는 걱정이 들며, 아이를 제재하려 할지도 모르겠고, 또는 이젠 세상이 바뀌었으니 본인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지켜볼 수도 있겠지요. 제가 경계의 선을 그을지, 아니면 계속 바라봐줄 수 있을지 현재의 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아이가 스스로 변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무엇이 되었든, 

엄마인 나도 배우고 성장하고,

아이도 깨닫고 배우며 성장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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