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린 집 - 쿠엔카
매달린 집 (casas colgadas, hanging houses)으로 유명한 쿠엔카 (꾸엔까, Cuenca) 도시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발음에 따라 쿠엔카, 쿠엥카 정도가 대충 될 것 같습니다.
마드리드에서 남동쪽 방향에 위치한 도시로, 차로 약 2시간 넘게 소요됩니다.
지난번 소개한 살라망카가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10시 정도 방향에 위치하고 있다면, 쿠엔카는 그 반대편인 4시 방향 정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지도 상으로 볼 때는 그리 멀지 않은데, 스페인 중부 지방에 흐르는 강 사이 경사가 심한 협곡에 위치한 도시입니다. 해발 고도가 높은 고산 지대에 위치하고 있어, 구불거리는 산 길을 가야 해서 생각보다 조금 오래 걸립니다.
절벽에 매달린 집과 수도원 등 중세 시대 건물이 잘 보존되어 있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도시입니다.
쿠엔카는 금방 둘러볼 수 있을 만큼 작은 도시입니다. 화려하지도 않고, 어쩌면 매달린 집이란 곳을 보고 나면, 유명 관광지 중심으로 빠르게 이곳저곳 둘러보아야 하는 것을 기대한다면 초라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파른 협곡 사이, 그 오래전 요새 삼아 이곳에 도시를 만들고 했던 것을 상상하고, 주변의 자연을 보다 보면, 우리가 흔히 볼 수 없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도시입니다.
도시를 걷다 보면, 골목 사이로 가파른 절벽으로 이루어진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쿠엔카 주변 풍경 중 눈동자처럼 보이는 곳이 있다고 해서, 저희도 찾아보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본래는 인물을 함께 찍은 사진이라 풍경이 멀리 보여 찾기 어려울 수 있는데, 인물을 제외하고 사진을 잘랐더니 눈동자가 쉽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두 눈을 찾으셨나요?
Los Ojos de Mora. "무어 여인의 눈" 정도 의미입니다. 이 그림에 관련된 전설이 있습니다.
스페인이 무슬림에 정복되었던 시기에 무어인에 의해 요새로 지어진 도시가 쿠엔카입니다. 시간이 흘러 12세기 기독교가 다시 이 지역을 정복하게 됩니다. 그때 아름다운 무어 여인과 기독교 군인이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종교 간 교류가 금지된 시기였으므로 비밀리에 사랑을 키워갔습니다. 둘은 서로 결혼하기를 원했지만, 무어 여인의 아버지는 무어인과 결혼하기를 희망해 점찍어둔 청년이 있었습니다. 무어 여인은 무어 청년의 제안을 거절하고, 기독교 군인과 결혼하려 하였으나, 무어 청년이 모은 무리들에 의해 무어 여인과 만나기로 한 밤에 기독교 군인은 죽임을 당하게 됩니다. 무어 여인은 슬픈 마음으로 살다 숨을 거두었고, 그녀가 연인을 만나기로 했던 도시의 장소를 내려다보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전설을 기념하게 위해 쿠엔카 예술학교 학생들이 색을 덧칠한다고 합니다. ^^
"무어 여인의 눈"은 Calle Trubaco라는 이름의 길을 따라 있는 여러 전망대에서 볼 수 있는데, 제 기억으로 저희는 Mirador Hoz del Júcar에서 찍은 것 같습니다.
절벽에 매달린 집 앞쪽으로 내려오면 계곡 사이를 건널 수 있는 다리가 있습니다. 그 다리를 건너면 멋진 전망을 보면서 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가 있다고 해서 건넜는데 사실 좀 무서웠습니다.
계곡이 깊고 다리는 좁고 길어 생각보다 무섭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전 사실 한 번 건너고 다시 건너기 싫어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있길래 그 길로 내려왔습니다. 딸아이와 남편은 다시 저 다리를 건너 건너편에서 내려왔습니다.
위의 왼쪽 사진이 제가 다리를 건너지 않고 내려오는 길에 전망이 다 보이길래 찍은 사진입니다. ^^
고즈넉한 협곡 사이에 있는 작은 도시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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