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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일상을 보내며

일요일 오후의 단상

오늘 밤 자정이면 남편의 자가격리는 해제가 됩니다. 감사하게도 저와 딸아이는 증상 없이 잘 넘겼습니다. 

상대적으로 저희보다 빠르게 접종을 마친 남편과 달리 딸아이와 제는 2월에 마지막 백신 접종을 한 것도 있고, 지난주 금요일 퇴근 후부터 감기 같지만 혹여 모르니 본인 혼자 따로 지내겠다고 한 남편의 행동 덕분에 무사히 넘긴 것 같습니다.

 

지난주 금요일부터 격리 아닌 격리를 시작했고 지난 월요일부터 진짜 자가격리를 시작했으니, 남편의 안방 생활은 거의 열흘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답답하고 힘들 텐데 불평 없이 음식도 주는 데로 잘 먹어줘서 고마운 마음입니다.

 

사실 어제가 결혼기념일이었습니다. 결혼기념일이라고 특별한 이벤트를 하며 보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세 식구 외식은 했었는데 어제는 정말 조용히 넘어갔네요. 딸아이에게 엄마 축하해달라고 했더니 딸아이가 시크하게 축하한다고 말해주더군요. ^^

 

그런데 우습게도 외식도 하지 않은 올해 결혼기념일이 외식을 했던 이전의 결혼기념일보다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사실 외식을 한다고 해도 여느 다른 외식과 크게 다른 것도 아니고, 대충 결혼기념일 즈음에 어딘가에서 외식을 했겠지 하는 것이지 매해 어디에서 무엇을 먹었는지 선명하게 기억나는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 2022년 결혼기념일은 기억에 남게 생겼네요. 나중에 시간이 흐른 뒤에도 남편에게 그때 당신이 코로나 19에 뒤늦게 걸려 자가 격리하느라 아무것도 안 하고 지나갔다고,,, 기억하냐고 이야기할 것 같습니다. ^^

 

예전에 읽었던 '기억의 뇌과학' 책에 보면, '우리는 우리가 보기에 흥미롭거나 의미 있거나 새롭거나 의외이거나 중요하거나 감정을 건드리거나 뒷일이 걱정되는 일에만 주의를 기울이고, 나아가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평상시와 달리 새로웠고, 의외였고, 감염이 될까 염려되어 온갖 주의를 기울인 기간이기에 머릿속에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것의 의미를 조금씩 깨달아 가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나이 먹는 것이 아니라,

현명하게 성장하는 나이 듦을 하고 싶습니다.

 

안방과 거실에서 남편과 아내가 카톡으로 주고받은 축하 이미지로 오늘의 짧은 생각은 마무리합니다. ^^

 

결혼기념일 축하 메시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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