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자존감 살리는 대화법"이란 온라인 강연 내용을 정리하며, 말이나 행동 뒤에 내재되어 있는 감정, 생각, 욕구를 잘 알아야 한다는 내용을 정리한 적이 있습니다.
그 강의를 들으며, 아이의 말과 행동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지만, 나 스스로에 대한 성찰도 필요하다고 느꼈었습니다.
제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면, 전 제 자신 하나를 추스르고 관리하는 에너지 정도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아이도 낳았습니다.
제가 규범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어, 아이를 낳았으니 잘 키워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을 공부하기도 하고, 노력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게 힘들 때가 많습니다. 사실 전 요리나 집안 살림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해야 하는 일이니 하는 수준입니다. 티스토리에 요리를 잘하셔서 올리시는 '성실 엄마를 꿈꾸다'님이나 sJSfam님 글을 보면 신기하고 대단하다고 느껴집니다. 살림은 그런 제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제가 감정적으로 뭔가 뚝 끊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가 생각해보면, 나 자신이 나름 열심히 노력하고 양보(?)하고 있는데 그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느껴질 때인 것 같습니다.
힘이 듦에도 불구하고 이해하려 노력하고, 좋아라 하지 않는 일들을 노력하며 하는 와중에, 상대에게 전달된 어떤 것이 성의 없이 튕겨져 나간다는 느낌이 들면... 아휴 그래 관두자. 나도 힘든데 뭐하러 내가 이렇게 신경 쓰고 맘 쓰고 하냐...라는 맘이 딱 드는 것 같습니다.
그런 느낌이 들면 모든 게 귀찮고 그냥 동굴 안으로 들어가듯 내 안으로 잠겨버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그런 느낌이 들면, 자거나 혼자 산책을 하거나 그러는 것 같습니다.
아마 제 마음속 기저에는 내가 이 정도 참고 노력했으니 상대방은 이 정도 작은 요구는 들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나 기대가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내가 100 정도 노력했으니, 내 판단에 10 정도 되는 요구는 당연히 들어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 말입니다.
근데 곰곰이 생각하니, 100이라 판단하는 것도, 10이라고 판단하는 것도 사실은 제 기준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 기준으로 잣대를 정했다는 사실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단 생각이 듭니다.
내 안에 자리 잡고 있는 감정, 생각, 욕구를 조금은 멀리서 들여다봐야겠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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